8일 오전 11시 23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8.70원 하락한 1299.2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1306.0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하락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 개장 전에 미국 재무부가 ‘2023년 하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한국과 스위스를 제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에 한국이 환율관찰대상국에서 빠진 것이다.
미국은 △상품과 서비스 등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등의 기준으로 관찰대상국을 지정한다.
외환시장 개장 이후 원·달러 환율 흐름에 해당 소식이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내년 상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준 미달로 관찰대상국에서 빠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런 상태가 외환시장 개입(원화 절하를 위한 달러 매수)의 자유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한 “환율 전망에 대해 특별한 함의를 갖지 않는다”며 “관찰대상국에서 빠졌다고 해서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기본 방침이 바뀔 것이라 생각되지 않고, (수출 회복을 지향하는 정책적 차원에서 고환율을 선호할 수 있어도) 인플레 이슈가 잔존하는 상황에서 원화 절하를 위한 달러 매수 개입을 적극적으로 행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통상적으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리스크”라며 “지정이 될 경우 매수개입을 못한다고 시장에서 인지해 매도가 나올 수 있는 등 시장의 방향성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환율조작국 지정에 올라갈 리스크가 줄어든 것이긴 하다”며 “그러나 최근 환율이 빠졌고, 현재 1300원 초중반에서 등락하고 있어서 방향성 재료로 작용할 만한 이벤트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 역시 “현재 상황으로는 (원·달러 환율에) 영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관찰대상국에서 해제된 이유에 대해서 파악을 해봐야 하는데 큰 이유가 있다기보다 경상수지 변화가 있어서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고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에 경상수지가 다시 괜찮아진다고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라면서 “외인들이 국내 증시에 대한 순매수가 올라가야 환율에 영향을 줄 텐데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찰대상국 제외 소식이) 환율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과한 해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