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이익 2조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 전망
수요 둔화로 불황에 시달리던 삼성디스플레이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큰손'인 애플을 비롯해, 중국 비보와 구글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고부가가치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처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덕분이다.
8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가 전날 공개한 'iQOO12프로'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최신 OLED 패널이 탑재됐다. 갤럭시S23에도 적용됐던 패널인데, 신규 OLED 재료인 E7을 탑재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비보를 비롯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공고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비보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롤러블(둘둘 말리는)폰 개발에도 나서고 있는데, 상용화를 위해 중국 CSTO, 삼성디스플레이 등 두 곳과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구글이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픽셀8'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E7 OLED 패널이 탑재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가 IT용 고부가가치 OLED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에도 고부가 OLED 탑재를 늘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데, 특히 고가의 아이폰15프로ㆍ프로맥스에는 일반 LTPS(저온폴리실리콘) OLED보다 단가가 비싼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가 탑재된다.
이에 힘입어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이익 1조9400억 원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3.6%에 달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부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치다.
아이폰15 판매도 순항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최근 4개월 간 아이폰15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아이폰14 출시 이후와 비교해 24% 증가했다. 올해 9월 기준 아이폰15 패널 공급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74%, 나머지 26%를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4분기에 3분기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 원을 상회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에도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OLED가 최초로 탑재된 애플 태블릿PC 출시다. 4000만~5000만 대 중 1000만 대 가량에 OLED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물량 중 삼성디스플레이는 400만 대 가량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