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의 아내는 A 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하면서 고소했고, 법원은 A 씨에게 벌금을 선고했다. A 씨의 입장에서는 아내가 외도한 것은 사실이고 이러한 아내의 잘못을 알리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명예훼손죄의 책임을 지게 되었다. 간통죄가 없어졌으므로 A 씨의 아내는 외도를 하고도 아무런 형사적 책임을 지지 않는데, 아내의 외도로 이혼을 하게 된 A 씨는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으니 A 씨의 입장이 다소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명예훼손죄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이혼 소송을 하는 와중에 형사적인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다. 특히 배우자의 외도 등이 문제가 되어 이혼을 하는 경우, 분노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외도 사실을 알리거나 직장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는 등의 행동을 하여 형사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당사자 본인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흥분한 부모들이 며느리, 사위의 직장을 찾아가 소란을 피우는 행동을 하여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일도 있다. 외도한 당사자가 오히려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고소를 하는 것이 어찌보면 적반하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법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혼 소송 중에 아내가 남편의 친구에게 남편에 관한 좋지 않은 얘기들을 적은 편지를 보냈고 남편은 이러한 행동을 한 아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이 있었는데, 법원이 이 경우에는 아내의 행동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명예훼손이 되려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질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단지 남편의 친구에게 편지를 보낸 일만 가지고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혼 소송을 하는 와중에 별거 중인 아내가 살고 있는 집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 남편에 대하여 아내가 주거침입죄로 고소한 일이 있었다. 검찰은 이 남편이 주거침입죄를 범한 것이 맞다고 봤는데, 다만 여러 사정을 감안해서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다. 남편은 이러한 검찰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 헌법재판소는 남편에게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혼인 기간 동안 남편과 아내가 같이 살던 집이었고, 집 구입 자금의 상당부분도 남편이 마련했을 뿐 아니라 남편의 짐도 여전히 집에 남아 있었는데 단지 아내가 이혼을 청구하고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는 사정만으로 남편에게 주거침입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봤다. 이 경우에는 남편에게 주거침입죄가 인정되지 않았지만, 별거 중인 상대방 배우자가 지내고 있는 집에 들어가는 일이 항상 주거침입죄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혼 소송을 하는 부부들은 서로 감정이 극도로 좋지 않아, 어떠한 구실이 생기면 형사적으로 문제를 삼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형사책임을 지더라도 상관 없으니 상대방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형사적인 문제에 휩싸이게 되면 이혼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불리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있고, 감정적으로도 더 큰 상처를 받는 경우들도 많다. 이혼 소송을 하는 과정에 혹시라도 내가 하는 행동이 형사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면서 조심해서 행동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