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야바위 판에나 있을 꼼수 자행" 윤재옥 "21세기판 사사오입"
국민의힘이 13일 더불어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발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김진표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과 정경희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서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1명 전원이 청구인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피청구인은 민주당의 탄핵안 철회를 결재했던 김진표 국회의장이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구 취지는 (국회의장의) 지난 10일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철회 처리 행위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고, 그 행위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처분 신청서는 철회 수리 행위의 효력정지를 구함과 동시에, 동일한 회기인 정기국회 내에서 동일한 탄핵소추안이 발의가 된다고 하면 그것을 접수하고 본회의에 보고하고 표결하는 등의 일체 의사를 진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탄핵 소추라는 것은 파면에 준할 정도의 중대한 법률 위반이나 또 헌법 위반이 있어야 된다"며 "그런데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보고됨으로써 국회법 90조 2항에 따라 이것을 철회하기 위해서는 국회 본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제출한 탄핵안 철회 행위에 대해 국회의장이 이를 수리했기 때문에 이는 90조 2항에 위반해서 무효"라며 "국민의힘 의원 전원의 국회 심의표결권을 침해했고, 그 행위에 무효 확인을 구하는 내용의 권한쟁의 심판과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의 가처분 신청이 이달 30일 본회의 전에 인용될 경우, 민주당의 탄핵안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이동관 위원장과 검사 2명의 탄핵안을 발의했고, 10일 자동 폐기를 막기 위해 탄핵안을 철회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연속으로 열리는 본회의 때 탄핵안을 다시 발의해 표결을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국회 사무처는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이 정식 의제로 논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장통 야바위판에서나 있을 법한 꼼수를 민주당이 스스럼 없이 자행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주장하는 탄핵 논리가 스스로도 억지라는 점을 모르지 않을 텐데 그런데도 탄핵을 추진하는 건 정치보복과 직무정지에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막고자 하는 목적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출신 의장이 우리 당의 동의조차 없이 탄핵안 철회를 자의적으로 수용한 것은 국회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회 사무처와 짬짜미 돼 탄핵안을 철회한 것은 국회법의 근거인 일사부재의를 뒤흔드는 폭거"라며 "21세기판 사사오입인 꼼수 탄핵을 통해 의회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오만과 독선은 반드시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