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NA 분자진단의 요람, HLB파나진 대전 연구소
대전광역시 동서를 가르는 갑천 줄기 상류, 국내 첨단산업을 이끄는 2000여 개 기업이 입주한 대덕테크노밸리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분자진단 선도 기업 HLB파나진도 이곳에 생산·연구 거점을 두고 있다.
9일 본지는 국내 PNA(Peptide Nucleic Acid) 분자진단의 요람으로 평가받는 HLB파나진의 연구소를 찾아 PNA 분자진단 제품 생산과정을 지켜봤다.
회사 정문에 들어서자 맞은편에 구관, 우측엔 신관이 눈에 들어왔다. 구관에서는 PNA를 비롯한 DNA, RNA 등 화학 영역을, 신관에서는 진단제품을 생산한다.
회사 주력 사업인 분자진단은 DNA/RNA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질병 발생·진행·예후를 판단하는 검사법이다. HLB파나진은 인공 DNA인 PNA로 질병 검사는 물론 다양한 진단 제품을 국내외에 판매한다.
PNA의 개발과 생산은 구관에서 진행된다. 구관 2층에서는 DNA의 ACGT 염기에 해당하는 모노모(monomer) 구슬을 만들고, 1층에선 PNA 자동합성기로 구슬을 연결해 폴리머(polymer)라는 사슬을 만들면 PNA가 완성된다.
장인근 HLB파나진 대표 “PNA는 유전자 염기서열에 대한 결합력이 높고, 미세한 차이를 잘 구별해 PNA가 들어간 제품은 더 쉽고 더 정확하게 미량의 유전자 변이를 검출한다”며 “이 분야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국내에서도 소수의 진단 회사들만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관에서는 PNA 생산 외에도 유전자 검사 시약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몸에서 채취한 시료로부터 그 안에 있는 DNA나 RNA 등의 추출과 분석 작업이 이뤄진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혈액이나 환자의 어떠한 조직 샘플도 분석이 가능하며 검사 시간은 30분 내외다.
PNA를 활용한 진단제품 생산을 담당하는 곳이 신관이다. 가장 큰 특징은 표적을 만드는 핵산 준비실이 4개로 분류돼 있다는 점이다. 진단제품은 오염방지가 생명으로, HLB파나진은 공간을 구분해 오염을 최소화했다. 회사 가장 안쪽 구석진 자리인 3층에 포장실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박재진 HLB파나진연구소 이사는 “DNA, RNA를 이용한 분자진단은 오염에 굉장히 민감하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오염이 돼도 티가 안 난다”면서 “오염됐는지 검사할 방법도 없어 오염이 한 번 발생하면 굉장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직원들의 동선이 불편하더라도 공간을 분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한 공간에서 오염이 발생하면 전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오염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암을 진단하는 제품이 탄생한다. HLB파나진이 보유한 제품은 폐암, 대장암, 흑생종 등을 진단할 수 있는 PNA클램프(PNAClamp)와 파나뮤타이퍼(PANAMutyper) 등이다. 특히 파나뮤타이퍼의 EGFR 제품은 EGFR 진단 시장에서 점유율이 약 90%에 달한다.
HLB파나진은 분자진단 외에도 강점인 PNA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PNA를 연구기관 또는 신약개발 기업에 판매하거나 제품의 다양화, 신규 국가 진출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장인근 대표는 “주력인 분자진단 제품 다양화, 신규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PNA의 장점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PNA 소재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외형 확장을 위해 새로운 진단 분야 진출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