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지역 행사서 ‘세 과시’
與의원들 지역 민심 살피기 주력
尹, 조만간 총선 작업 돌입 전망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국민의힘이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대구·경북(TK)을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3일 “제가 뭐를 하겠다고 한 다음 날 바로 뒤통수 치려고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걸 누가 믿나”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중책을 부탁한다 해도 당으로 돌아갈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실제 창당에 나설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총선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전 대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메시지를 세게 던지고 있다”며 “신당론을 통해서 얻는 게 있다면, 나중에 대구에 출마하면 마치 노원에 출마하지 않아도 떨어질 것 같아서 출마 안 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제 살길 찾기’에 나선 것은 마찬가지다. 거취 표명에 관심이 쏠리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지난 주말 지역구 산악회 대규모 행사에 참여해 ‘세 과시’ 행보를 했다. TK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지역 민심이 좋지 않다”면서 “필요할 때는 도와달라 해서 도와줬는데, 막상 지역 자체는 혁신의 대상이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지역에 주력해야 함을 역설했다. 또 다른 친윤(친윤석열)계 관계자는 “연일 지역에서 살고 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지금은 지역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정국 운영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윤석열 대통령은 비교적 조용하다. 윤 대통령은 총선 정국으로 접어든 11·12월 두 달간 미국·영국·프랑스·네덜란드 4개국을 순방한다. 15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정가에서 예고됐던 수석비서관급 일부를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은 이달 하순부터 순차적으로 개편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떠나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일부 수석·비서관들과 3일 오찬을 하면서 격려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조만간 총선을 염두에 둔 인선에 돌입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대통령실에서 알 것”이라며 대대적인 인선 작업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현 지도부는 인요한 혁신위가 끝나는 12월 말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창당 작업에 버금가는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숨은 책사로 알려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의 측근들은 당 안팎으로 인재 영입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서 창당까지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 2012년 때처럼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는 정도의 국민의힘 리뉴얼 작업에 돌입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