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ㆍ판관비 부담↑…하이트진로, 3분기 부진
이달 21일 ‘크러시’ 출격…연말 ‘맥주 전쟁’ 본격화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이하 롯데주류)과 하이트진로가 3분기 실적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주류는 소주 신제품 ‘새로’의 선전 덕에 호실적을 낸 반면, 하이트진로는 원재료·마케팅 비용 상승 탓에 우울한 3분기를 보냈다. 이 가운데 롯데주류가 이달 클라우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연말에는 맥주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2011억 원, 영업이익 14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무려 110.2% 증가했다. 소주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 기간 소주 매출액은 8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했다. 소주 매출 신장은 출시 1주년을 맞은 제로슈거 소주 ‘새로’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927억 원으로, 연간 1000억 원 돌파가 유력하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 6544억 원, 영업이익 43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23.7% 감소했다.실적 부진은 주정과 병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과 신규제품 광고 판촉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3분기까지 7424억 원의 판매관리비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6415억 원)대비 15.7% 증가한 규모다.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테라’와 4월 출시한 신제품 ‘켈리’ 판매량은 무난했다. 하이트진로 3분기 맥주 매출은 23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늘었다. 반면 이 기간 소주(참이슬)는 롯데주류 새로 등에 자리를 빼앗겨 매출액이 4.1% 줄었다.
맥주 비수기인 4분기에도 하이트진로의 테라·켈리 마케팅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새로로 소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 롯데주류가 21일 클라우드 신제품 ‘크러시’를 공식 출시하기 때문이다. 크러시는 몰트 100% 몰트 맥주로, 청량감을 살린 제품이다.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한 롯데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 대신 크러시가 시장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클라우드의 국내 점유율은 5%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내 맥주 브랜드 점유율은 오비맥주 ‘카스’가 38.9%로 1위다. 이어 하이트진로의 테라(13.37%), 필라이트(6.24%) 순이다.클라우드는 4.61%다. 신제품 켈리는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기존 강자인 카스, 테라에 비해선 입지가 약하다. 이에 롯데주류는 당장 켈리부터 제치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크러시는 출시 첫날인 21일부터 유흥 채널(술집·음식점)에 먼저 판매한 후 가정용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처음 대면 접촉이 왕성해진 연말 특수를 겨냥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