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요 경영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일제히 검찰 넘겨져
김범수 전 의장 및 법인 처벌 시 카카오의 카뱅 대주주 적격성 위험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과 홍은택 카카오 현 대표 등 경영진을 검찰에 추가 송치했다.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의견으로 함께 넘겨진 바 있다. 김범수 전 의장과 법인에 대한 기소건이 처벌로 이어질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이 흔들릴 가능성([단독] 김범수 전 의장 ‘벌금형 이상’시 카카오, 카카오뱅크 지배력 상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금감원 특사경은 엔터업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해 이날 카카오의 최대주주 김범수 전 의장 및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김성수, 이진수 각자 대표이사, 법무법인 변호사 2인 등 총 6인에 대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SM 인수과정에서 카카오 임직원들이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 원을 투입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주당 12만 원) 보다 SM의 주가를 높이기 위해 고가매수주문, 종가관여주문 등 시세조종 수법을 통해 사모펀드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했다는 혐의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공모하여 2023년 2월경 SM의 경영권 인수전 경쟁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 주식의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시세조종 했다”며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기소의견 송치 지휘에 따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오늘 송치가 이뤄지면 (검찰은) 경찰에서 수사된 내용을 다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보완수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가 기소로 카카오는 SM엔터 주식 시세조종 혐의로 김범수 전 의장과 홍은택 대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카카오엔터 각자대표 등 경영진이 한꺼번에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달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 씨,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이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들 세 사람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배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두 사람이 기소되지 않았는데 이들과 같이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강 씨와 이 씨 수사는 김 전 의장 수사와 함께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경우 은행법에 따라 카카오가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주식을 최소 14%, 최대 20%까지 매각해야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처벌을 받게 되면 양벌 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이 초과 지분을 처분해야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