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고 기침하는 우리 아이, 독감 아니다? [e건강~쏙]

입력 2023-11-16 09:05수정 2023-11-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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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일해’ 환자 발생 증가세, 10명 중 7명 12세 이하 어린이

감기와 증상 비슷하지만, 발적성 기침 14일 이상 이어져
백일해 예방접종(DTaP) 필수, 6세까지 총 15회 접종해야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이투데이DB (신태현 기자 holjjak@)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면서 가을과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다양한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물론 독감 환자도 크게 증가하고 잇고, 최근엔 백일해도 유행 중이다.

1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발작성 기침을 동반하는 백일해 환자 다수가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백일해 예방접종(DTaP)을 하지 않았거나 추가접종이 필요한 어린이 적극적인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백일해 환자 수는 83명(11월 4일 기준, 의사환자 포함)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명) 대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질병청의 백일해 전수감시 결과, 11월 1주(4일) 백일해 누적 발생 건수는 83명으로, 올해 주간 평균 1.8명 대비 최근 5주(10월 1일~11월 4일) 동안 소폭(주간 평균 8.6명) 증가했다. 연령별로 12세 이하 어린이가 58명(69.9%)로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 11명(13.3%), 60세 이상 6명(7.2%)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남 22명(26.5%), 경기 20명(24.1%), 서울 7명(8.4%) 순이었다.

▲최근 5년(2019~2023) 백일해 연령별 발생 현황(2023년 11월 4일 기준). 2023년 발생 건수는 신고시점 기준 잠정통계로 발생 신고 후 검사·역학조사·오신고 정정 등을 통해 변경될 수 있음. (자료=질병관리)

‘백일간 기침을 한다’는 뜻의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에 감염됐을 때 발생하는 제2급 법정 호흡기감염병이다. 증상은 감기와 비슷한데 14일 이상 지속되는 발작성 기침(Whooping cough)이 특징이다. 또 기침 후 구토, 무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할 때 튀어나온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주로 늦은 여름에서 가을철 발생이 많다.

백일해는 낮은 연령일수록 사망률이 높아 만 1세 미만에서 최고 사망률을 보인다.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에 백일해가 포함돼 있지만, 청소년이나 성인이 되면 그 효과가 떨어지고 접종률 또한 낮다.

일반적으로 백일해는 3~12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발현되는데, 감염초기 전염력이 가장 높다. 특히 잠복기 중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증상과 합병증을 줄이는 핵심이기 때문에 감염자와 접촉했을 경우 당장은 증상이 없더라도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감염 전문의인 이지현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백일해는 청소년이나 성인에서 발생하고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어린이에게 전파되는 양상이라, 소아에서 주로 나타나는 질병”이라며 “아이들을 위해 성인들이 먼저 감염관리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에게서 열과 함께 기침 증상이 있으면 감기나 독감, 코로나 이외에도 백일해를 의심해야 하며, 발작성 기침을 하면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 기침이 점차 심해지면 기침 끝에 ‘흡’하는 소리가 들리고, 얼굴이 빨개지며 눈이 충혈되는 증상을 보인다.

백일해에 걸을 경우 3개월 미만의 영아나 기저 질환이 있는 소아는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며 항생제 치료를 받는 환자 기준으로 5일 이상의 격리가 필요하다.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기침이 멈출 때까지 최소한 3주 이상 격리해야 한다. 백일해 환자의 접촉했을 경우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고, 증상 발생을 관해야 한다.

이지현 교수는 “백일해는 전염력이 높은 만큼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받고 치료를 즉시 시작해 증상을 억제하고 폐렴이나 중이염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지지 않게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백일해(DTaP) 예방접종률(4차)은 95%를 웃돌지만, 지난해 전국 어린이 예방접종률(2023년 7월 28일 기준)의 경우 1세 97.3%, 2세 95.1%, 3세 95.8%, 6세 94.1%, 12세 85.8%로 5~6차 추가접종 시기인 6세, 12세의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지현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백일해는 전염력이 높은 만큼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을 위해 성인들이 먼저 감염관리 수칙을 잘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지현 교수는 백일해 예방을 위한 예방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백일해 백신인 DTaP백신은 생후 2, 4, 6개월에 3차까지 접종을 하고, 4차는 생후 15~18개월 사이에 이뤄진다. 5차 접종은 만 4~6세, 6차는 만 11~12세에 해야 한다”며 “이후 10년에 한 번씩 재접종을 해야 한다. 따라서 4~12세 백일해 추가접종(5~6차)이 권장되는 시기의 어린이의 경우 백일해에 대해 추가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이하 DTaP) 표준접종(자료=질병관리청)>

△기본 접종 3회=생후 2, 4, 6개월

△추가 접종 3회=생후 15~18개월, 4~6세, 11~12세

<백신 종류>

△DTaP=디프테리아(Diphtheriae)·파상풍(Tetanus)·백일해(acellar Pertussis) 항원 포함 백신, 6세 미만 접종

△Tdap=백신 항원의 종류는 동일하나 항원 용량이 다름, 11세 이상의 어린이 및 성인 접종용

△Td=파상풍(T),디프테리아(d) 항원 포함 백신, 백일해 항원은 없음

△DTaP, Tdap, Td의 차이점=알파벳 대문자, 소문자 표시는 백신 항원량의 차이를 의미하며 대문자 표시가 소문자표시 보다 항원량이 더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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