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 의장 측 “피해자 의견 일관성 없어 진술 믿기 어려워”
검찰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령 위반(사기)등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전 빗썸 의장에 대해 징역 8년을 구형했다. 해당 재판에는 이정훈 전 의장이 출석하기도 했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는 이정훈 전 의장의 1100억 원대 사기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1심 판결을 파기하고 1심 구형과 동일하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의장은 김병건 BK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와 공동경영을 제안하며 BXA(빗썸코인)를 빗썸에 상장시켜주겠다고 속인 후 110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륿 받고 있다. 검찰은 1심에서 이 전 의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 전 의장과 김 회장이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구속력이 없다는 조항이 있고, 코인 상장을 확약하는 내용이 없다며 무죄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하고 즉각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금융당국 규제를 피하면서 거래소 코인을 통해 이익을 얻기 위해 외국 회사가 빗썸을 지배하는 구조로 지배구조를 바꾸는 계획을 했다”며 “지배구조 변경 시도 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고, 공동 인수 주체에게 각종 리스크를 전가시켰다. 이런 계획은 현저한 정보 불균형에 의해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계약 당시에 피고인은 BXA 코인 상장이 현실적 어려움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피해자에게 어려움에 관한 설명 없이 가능하다고 구두로 설명했다”며 “코인 상장 어려움이 현실화되자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불상장 결정을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고 2차 계약금과 추가 담보까지 받은 것은 피고인이 확정적 고의로 피고인을 기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의장 측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 없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변호인단은 “원심은 김 회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하나의 판결문에서 수차례 말했다”며 “증인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가 먼저 빗썸 인수를 제안했다고 일치하여 진술하고 법정에서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상장 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반론했다. 변호인단은 “공소사실은 김 회장이 BXA코인 상장 진행 현황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그러나 김 회장은 2019년 1월 증인에게 금감원 이야기는 진행이 어떻게 됐냐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장은 최후 진술에서 “이상준 사장을 통해 피해자가 회사를 인수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다”며 “김 회장이 회사를 잘 이끌어 갈 수 있고 성장시켜줄거라 믿었으며, 직접 만나고 난 뒤 회사를 잘 이끌어줄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이 잘 성장시키면 남은 주식 가치도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매도인으로서 모든 걸 이행했지만 대금기한이 늦어졌다”며 “지급기한 연장해달라고 해서 다른 매도인들과 논의해 연장해줬지만 갑자기 고소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내년 1월 18일에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