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변화 위한 힘든 길, 꿋꿋하게 뚜벅뚜벅 걸어갈 것”
최근 혁신안 수용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긴급회동을 했다. 이들의 만남은 42분간 이뤄졌다. 인 위원장이 회동 전 기자들에게 말했던 “당과 불필요한 오해가 많았다”는 갈등은 회동 후 봉합된 듯한 모습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회동은 다시 한번 혁신위 출범 당시와 활동 내용에 대해서 취지와 활동 사항에 대해서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김기현 대표께서는 인요한 위원장에게 이번 혁신위처럼 과거와는 달리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주고 활동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드렸고, 향후에도 혁신위의 가감 없는 의견과 아이디어를 계속 전달해주길 바란다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인요한 위원장께서는 여기에 대해 당과 우리 정치의 한 단계 발전을 위해 당의 고통스러운 쓴소리라도 혁신적으로 계속 건의 드리겠다고 했다”고 답했다고 했다.
혁신안이 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에 수용이 되지 않자 인 위원장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언급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인 위원장은 15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대통령에게 거침없는 얘기하려고 한 열흘 전에 제가 좀 여러 사람을 통해서 뵙고 싶다고 그랬다”며 “대통령에 직접으로 연락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래서 그냥 지금 하고 있는 거를 소신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우리 당과 우리가 필요한 거를 그냥 거침없이 해라’ 이런 신호가 왔다”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혁신위를 향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또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이 같은 윤심 관련 내용과 당 지도부·중진·친윤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관련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위 활동을 봤던 것처럼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일종의 비보이, 펄쩍 뛰는 숭어 같은 모습이 연상되는데, 당에 필요한 쓴소리라도 혁신적으로 가감 없이 계속 이야기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며 “관련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혁신위 측은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일부 혁신위원들의 불만을 김 대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혁신위에서 의결한 안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당에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 전달은 있었다”고 했다. 또 향후 김 대표와의 회동 계획과 관련해서는 “혁신위에서 혁신적 제안을 하는데 제한이 될 수 있다”며 “아주 꽉 막힌 상황이 아니면 자제의 필요성이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 앞서 인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당과 불필요한 오해가 많았다. 그래서 소통하면서 풀어나가려고 그런다”며 회동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메스를 대서 안 좋은 걸 드러내는 일인데, (환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들어한다.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변화를 위해서 지금 조금 힘든 길을 걷고 있는데, 꿋꿋하게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