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은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하고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하면서 “피고인들은 총수의 사익을 위해 주주 권한을 남용하고, 정보 비대칭을 악용하고,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무력화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또 "우리 사회는 이미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으로 삼성의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 방식을 봤다"면서 "삼성은 다시금 이 사건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는 점도 짚었다.
이 회장이 의사범행을 부인하는 점, 의사 결정권자인 점, 실질적 이익이 귀속된 점도 구형에 고려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징역 4년 6월에 벌금 5억 원,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 원이 구형됐다.
이 회장은 이들과 함께 2020년 9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부당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검찰은 삼성물산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제일모직 지분을 소유한 이 회장에 유리한 방식으로 합병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 투자자들에게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등의 각종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봤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권을 안전적으로 승계했다는 혐의다.
100차례 넘게 진행된 해당 공판에서는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도 함께 다뤄졌다. 검찰은 2015년 합병 이후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자산 4조5000억원 상당을 과다 계상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직접 준비해 온 최후 진술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