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 수출통제·IRA 우회로 될라…중국 이어 미국 기업도 발판 삼아

입력 2023-11-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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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한국 자회사 통한 우회 수출 혐의로 미국 조사 받아
중국 기업은 한중 합작 통해 IRA 보조금 혜택 노려

▲컴퓨터 메인보드 위에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이 미·중 무역 분쟁의 우회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기업이 합작을 통해 한국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우회처’로 활용하는가 하면, 미국 기업이 당국의 허가 없이 한국을 거쳐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정부의 허가 없이 한국 자회사를 통해 중국 반도체 회사 SMIC에 장비를 판매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게 됐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수차례 자국에서 생산한 장비를 한국 자회사로 보냈고, 이후 그 장비가 SMIC 측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한국을 거쳐 수출된 장비 규모는 수백만 달러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MIC는 2020년 12월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대상에 올랐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이 첨단 반도체 및 관련 장비를 SMIC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중국에 장비를 판매한 시기는 그 이후인 2021년과 지난해였다.

이 소식은 중국의 자동차, 배터리, 소재 등 다양한 업체들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속에서 한국 합작을 통해 미국 진출과 IRA 보조금 혜택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전해졌다. 여기에 미국 기업까지 한국을 거쳐 잠재적으로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게 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화웨이가 내놓은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SK하이닉스 메모리 칩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 분쟁 속에서 이 같은 사례가 자주 일에나면 한국에 불똥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의회 내에서도 이미 이러한 상황을 꼬집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민주당 소속의 조 맨친 상원의원은 최근 “중국의 배터리 회사들이 한국 등과 조인트 벤처 및 투자 형태로 사업 기회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에 극심한 우려를 표한다”며 IRA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강력한 기준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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