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연이은 전산망 마비에 행안부 ‘질타’
장애시간 마감 예정 1600건 입찰공고 연기
고기동 행안부 차관, 거듭 사과…“재발 방지”
“피해 접수하고, 먹통 땐 재난 문자 보내야”
조달청이 운영하는 국가 종합전자조달 시스템 ‘나라장터’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1시간가량 불통됐다.
23일 조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9분부터 10시 21분까지 행정 전산망이 또 먹통이 되며 나라장터 사이트가 작동하지 않아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번 장애 원인은 해외에서 집중적으로 접속이 시도되면서 전자조달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 때문이라고 조달청은 설명했다.
이에 조달청은 장애가 일어난 시간에 제출 마감 일시가 도래한 1600여 건의 입찰 공고를 연기하는 조치를 취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일반 입찰할 때 활용하는 플랫폼이 마비되면서 약 1시간 지연됐다”며 “현재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7일부터 사흘간 정부 행정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민원서류 발급 등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전체 회의를 열고 현안 질의를 통해 지난 주말 지속된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행정안전부를 질타했다. 회의 도중 ‘조달청 나라장터’ 전산망이 1시간 동안 마비됐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비판 수위는 거세졌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조달청 전산망이 또 1시간 동안 마비됐다”며 “금방 복구됐으나 단순히 넘길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 역시 “2004년부터 20년 동안 전자정부를 추진했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해 정부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거들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김용판 의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가진 디지털 정부라는 자부심이 조금 손상된 것은 사실”이라며 “체면을 많이 구긴 것은 맞다”라고 꼬집었다.
해외 출장 중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고기동 차관은 잇따른 행정 전산망 사고에 거듭 사과하는 한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은 강병원 의원은 “카카오 먹통 사태 때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카카오를 질타하고 공격했다”며 “전산망 마비는 카카오 먹통보다 더 중대한 사태인데도 대통령은 사과는 하지 않고 평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행안부는 피해 접수창구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데 일 터진 다음에 나 몰라라 한다”면서 “카카오 먹통 때는 재난 문자를 보내놓고 이번엔 문자 한 건도 보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