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강남 3구 이미 꺾인 노·도·강…서울 집값 향방은?

입력 2023-11-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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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구 (사진=한진리 기자 truth@)

주택시장에서 매도자와 매수자의 힘겨루기가 길어지면서 큰 폭의 등락이 없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외곽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이전보다 낮은 값에 거래가 체결되며 맥을 못 추고 있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도 호가 조정과 하락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급 불안과 분양가 상승이 가격 급락을 저지하면서 현 수준의 강보합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는 이달 19억2000만 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같은 평형의 10월 최고 거래가(21억7000만 원) 보다 2억5000만 원 하락한 가격이다. 해당 평형의 호가는 19억2000만 원~21억 원 중반으로 형성돼 있다. 최근 들어선 최초 등록가 대비 1000만 원~3000만 원 조정된 매물도 나오며 조정 국면에 진입한 분위기다.

송파구 대장주 중 하나인 헬리오시티도 불안정한 장세가 감지된다. 10월 이후 거래가 끊겨 매매가는 20억 원대 유지하고 있지만, 호가는 떨어지고 있다. 헬리오시티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호가가 다소 빠지면서 주춤한 상태다. 매물 자체가 많지 않고 거래도 활발하지 않다"며 "큰 조정은 어려워도 1000만 원 단위로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매물은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3구 주택시장의 표정도 밝지 않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직전 가격(24억4000만 원)보다 5000만 원 낮은 23억95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 리버뷰 신반포 전용 78㎡도 직전 거래(34억 원)보다 3억 원 떨어진 31억 원에 거래가 체결돼 하락을 면치 못했다.

노·도·강으로 대표되는 서울 외곽 지역도 내림세다. 미아동 삼성래미안 트리베라 2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2000만 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8억7000만 원)와 비교해 5000만 원 하락한 값이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SK북한산시티 동일 평형도 직전 거래가(7억 원)에서 수천만 원 떨어진 6억4000만 원, 6억 6000만 원에 매매됐다.

직방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신고가와 함께 신저가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10월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9월 10.81%에서 10월 12.16%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신저가 비중은 1.04%에서 1.57%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급등락 없는 '힘겨루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주 물량 부족에서 기인한 공급 불안감과 고분양가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급락을 저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에서도 노도강 지역은 6억~9억 원대 중저가 단지가 몰려있는 곳으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중단된 이후 거래 비중이 확실히 줄었다. 거래가 둔화되면서 급매가 나오고 가격이 자연스럽게 낮아진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동결되기도 했고, 공급 불안이나 분양가 상승이 가격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생각돼 연말까지는 현 수준의 강보합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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