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중견기업의 2023년

입력 2023-11-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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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출신으로 중견기업연합회 상근 부회장이 된 이호준 부회장과 인연이 있어 올 한해 기고를 부탁했었다. ‘중견기업, 우리 산업·경제의 중심축’이란 제목의 기고를 시작으로 이제 다음 달이면 마지막 기고를 받아 싣게 된다.

산업·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지닌 동시 인품도 훌륭하기 때문에 지난해 기고자로 섭외 당시 간곡하게 부탁을 드렸고 이 부회장은 고정 필진이 처음이라 다소 부담을 느끼면서도 수락을 해줬다.

덕분에 이투데이 독자들에게 중견기업은 물론 우리 산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양질의 글을 전달할 수 있어 뿌듯했고 감사했다. 필자도 이 부회장의 글을 보며 중견기업에 대해 더 알게 됐고 중견기업을 위하는 이 부회장의 마음에 감동하기도 했다.

3월 30일 국회를 통과해 10월 19일 시행에 들어간 ‘중견기업 특별법’이 ‘한시법’이란 꼬리표를 뗐다. 중견기업계에선 올해 가장 의미 있는 사건일듯하다.

당시 이 부회장은 ‘중견기업특별법의 상시화, 그 이후를 준비하며’란 기고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체계 구축은 물론, 중견기업의 역동성을 극대화할 법률 간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및 디지털 전환 대응이라는 거시적 처방과 함께 가업승계, 세제, 금융, R&D, 인력, 규제 등 제반 분야의 고질적인 애로를 해결하는 법적 준거로서 디테일도을 갖춰야 한단 의견도 내놨다. 중견기업 정책의 실효성을 대폭 끌어올릴, 믿기지 않지만 아직 존재하지 않는 중견기업 종합통계시스템의 설치 및 운영도 특별법이 품어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곱씹어 볼 만한 조언이다.

매년 12월 말쯤 산업부가 발표하는 중견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2021년 중견기업수는 5480개다. 전체 기업의 1.4%에 그치지만 전체 매출의 15.4%(853조 원), 수출의 17.7%(1138억 달러), 고용의 13.1%(160만 명)를 담당하고 있다. 전년 대비 기업수는 46개 줄었지만 종사자수는 1만6000명, 매출은 82조7000억 원, 영업이익은 16조1000억 원 늘어나는 등 중견기업의 성장은 고무적이다. 또 중견기업 205개사가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중소기업 467개가 중견기업으로 진입했다. 이 부회장은 중견기업을 ‘청년’에 비유했다. 청년을 거쳐 장년이 되듯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이치를 설명한 것이다.

안타까운 단면도 있다. 중소기업으로 회귀를 검토하는 중견기업도 6.2%로 조사됐다. 전년 6.6%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청년으로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중소기업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조세지원 축소(58.0%), 금융지원 축소(15.4%),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판로제한(14.8%) 순으로 나타났다. 지원확대를 희망하는 정책은 금융(32.0%), 조세(31.1%), 전문인력 확보 지원(11.2%) 순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법과 중견기업 정책이 이런 부분을 잘 보듬어 주길 기대한다.

다음 달이면 2022년 중견기업 기본통계가 나온다. 이번에 나오는 중견기업 모습은 어떨지, 어떤 성장을 했을지, 어떤 부분이 가려운지 궁금하다. 아울러 올 한해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중견기업인들을 응원하고,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에서 중견기업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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