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골목에 구조물을 불법 증축한 혐의로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가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1개월 만에 내려진 관련 재판 첫 선고다.
2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해밀톤호텔 서쪽에 구조물을 불법으로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로 올해 1월 기소된 대표 이모 씨에게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해밀톤호텔 법인도 같은 금액의 벌금을 선고 받았다.
해밀톤 호텔 별관에 테라스 등 건축물을 불법으로 증축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라운지바 프로스트 대표 박모 씨와 임차인 안모 씨는 각각 벌금 100만 원, 500만 원에 처해졌다.
다만 재판부는 참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호텔 서쪽 골목에 에어컨 실외기 등을 가리기 위해 설치한 가벽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호텔 본관 뒷면 테라스 등의 건축물을 무단 증축해 도로를 변형한 등의 사실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참사 거리에 2010년 이전부터 지금의 가벽과 유사한 형태의 구조물이 존재했음에도 법적인 문제가 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해밀톤호텔 대표 이 씨 측이 건축선을 침범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가벽이 건축선을 넘은 정도가 크지 않고 측량하는 사람에 따라 측량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 대표의 불법행위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앞서 검찰은 헤밀톤호텔이 해당 골목에 세로 약 21m, 폭 약 0.8m, 최고 높이 2.8m의 철제 패널 재질 가벽을 관할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설치했고 이로 인해 건축선을 약 20cm 침범하면서 도로를 더 좁게 해 참사 당일 교통에 지장을 줬다고 봤다.
이 씨는 지난 9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저희 회사 옆 골목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발생해 유명을 달리한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회사 경영에 있어서 더욱 성실하게 법령을 준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