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자 38% '60세 이상'…50대 포함 시 73% 차지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의 약 38%가 60세 이상 고령자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 가속화로 일하는 60세 이상 고령자가 늘면서 이들에게 산재 사망사고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3일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459명으로 집계됐다. 재해조사 대상 사고는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불이행으로 발생한 산재 사고를 말한다.
건설업(242명), 제조업(123명)에서 산재 사고 사망자가 대부분 발생했으며 떨어짐(180명), 물체에 맞음(57명), 부딪힘(53명), 끼임(48명) 등이 사망 사고의 주요인이었다.
연령별 사망자는 60세 이상이 174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37.9%에 달했다. 이어 50~59세(160명), 40~49세(62명), 30~39세(42명), 18~29세(21명) 순이었다. 연령이 높아질 수록 산재 사망 빈도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50세(준고령자)부터 고령자로 분류할 경우 50세 이상 사망자(334명)가 전체 사망자의 72.7%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고령 인구에 산재 사망사고가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일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올해 10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65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6000(0.8%) 늘었다. 이 증가 폭은 10월 전체 취업자 증가 폭(+34만6000명)의 97%에 달하는 것이다. 60세 이상 일자리가 전체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는 얘기다.
전체 취업자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50대(671만 명, 전체의 23.3%) 다음으로 많다. 취업자를 포함한 60세 이상 인구는 10월 기준 1381만4000명(전체 인구의 30.3%)으로 전년보다 49만2000명 늘었다.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 증가(올해 1~10월 평균)를 산업별로 보면 보건복지(+8만1000명), 제조(+5만7000명), 도소매(+3만9000명), 건설(+1만1000명)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부는 제조‧도소매‧건설업의 경우 60대 미만에서 취업이 감소하나 60세 이상에서 취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산재 사망 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제조업과 건설업에 60세 이상 고령자가 적지 않게 취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체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60세 이상 산재 사고 사망자가 다른 연령에 비해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셈이다.
문제는 산재 사망사고가 시간이 흐를수록 고령자에 더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에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노인 인구)가 20% 이상(20.6%)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2070년에는 노인 인구 비중이 46.4%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 인구 절반 가까이가 노인이란 얘기다.
한 산재 예방 전문가는 "고령자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고령 취업자들에 대한 철저한 산재 예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나이가 든 근로자 상당수가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휴게시간 보장 등 이들의 특성에 맞은 작업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