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울린 지 3분 만에 도착...서울시, 안심세트 ‘지키미’ 1만개 지원

입력 2023-12-0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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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시청 앞에서 휴대용 SOS 비상벨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잇단 흉악범죄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서울시가 서울경찰청과 손잡고 안전한 일상 지원에 나섰다. 휴대용 SOS 비상벨과 안심 경보기로 구성된 안심세트 ‘지키미(ME)’를 보급, 위급 상황에서 원스톱 지원 체계가 작동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5일 오전 10시 16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얇은 립스틱 모양의 ‘휴대용 SOS 비상벨’에 달린 고리를 뽑자 ‘삐~’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미리 저장해 둔 5명의 지인에게 위기 상황을 알리는 문자가 즉각 전달됐다. 20초 후 112로 신고가 접수되면서 지구대·파출소 상황실에도 위급상황이 전해졌다. 3분 30초 지난 19분경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이 이동하는 동안 오 시장은 ‘서울 마이 소울’이 새겨진 삼각형 모양의 ‘안심 경보기’를 눌렀다. 소음 수준 120데시벨(dB)의 ‘삐~’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반경 10m 이상까지 충분히 들릴 정도였다. 통상 120dB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축구 경기 응원 도구로 사용되는 나팔 모양의 악기, 부부젤라가 내는 소음 수준에 해당한다. 주변을 지나던 행인들에게 위급상황을 알려 도움을 구할 수 있고, 동시에 범인을 당황하게 만드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였다.

서울시가 ‘위급상황에서 나를 지켜주는 지키미, ME’ 세트 1만 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흉기 난동, 대낮 성폭행 등 ‘이상동기 범죄’로 시민의 일상이 위협받자, 호신 물품 지급 검토에 나선 결과다.

시연에 앞서 오 시장은 오전 10시 서울시청에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안심세트 지키미 보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가 안심 물품을 지원하고, 경찰청은 이를 적극 보급하면서 안전한 서울 조성에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이상동기 범죄를 막기 위해 경찰청과 정보교류 등 협력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해나가고자 한다”며 “위험에 처했을 때 강력한 경보음이 울려 주변 시민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경찰청 통보 후 바로 출동이 가능해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만 세트로 시범 적용해 보고 더 업그레이드 해서 빠른 시일 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보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분들이 위험에 처하는 일이 잦은 상황에서 시장님이 획기적인 제안을 해주셨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원스톱 지원 체계 구축에 있어 또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반응 시간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휴대용 SOS 비상벨에 달린 고리를 뽑은 후 112 신고 접수까지 20초가 걸리는 이유에 대해 조재광 서울시 자치경찰협력과장은 “오작동에 따른 경찰 인력 출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로 신고가 됐을 경우를 거르기 위한 조치라는 것인데, 범죄 예방 차원에서 시간이 다소 길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심세트 지키미(ME)는 이달 말부터 서울경찰청 산하 31개 경찰서 및 지구대, 파출소에서 지급할 예정이다. 성범죄·스토킹·가정폭력·교제폭력 등 범죄 피해자 및 피해 우려자가 우선 지급 대상이다. 112신고 및 사건 접수된 범죄 피해자는 상담·조사 시 희망 여부를 파악한 후 지원된다. 범죄피해 우려로 상담하기 위해 경찰관서에 방문한 대상자는 상담 경찰관이 위험성을 판단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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