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국회서 예산안 관련 브리핑…"야당, 무리한 증액 요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정부는 원칙이 분명하다"며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총 지출액의 국회 순증액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예산안 처리 관련 브리핑을 갖고 "처음부터 정부가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부총리는 "야당에서도 일부 증액 요구가 있는 부분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감액된 범위 내에서 증액 고려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 예산안보다 지출이 더 순증액 되는 부분은 정부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서로 협의·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도 사실상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내일까지 예산안 처리가 어렵게 됐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 특히 민생 경제 상황이 엄중한 이러한 시기에 예산안이 정기국회 내에 통과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몹시 아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늘 여야 2+2 협의체가 가동했기 때문에 여야 간에 이견을 좁혀서 하루빨리 예산이 예산 협상과 관련한 협의가 마무리되고 예산이 빨리 통과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정부는 지금도 늦어진 예산안 국회 처리가 하루하루 지연될수록 내년도 민생 예산을 집행하기 위한 준비가 또 지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회에서 예산안이 합의 처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양당의 원내대표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구성된 '예산안 2+2 협의체'를 가동해 내년도 예산안의 쟁점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여야는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목표 시한으로 정하고, 이후 실무 협상 진행은 양당 예결위 간사 협의하에 진행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여야 간사가 '정부가 일부 감액에 동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각 상임위 그리고 예결위 예결소위를 거치면서 여러 많은 사업에 대해서 일부 집행 부진, 또 실효성이 떨어진 부분에 관한 감액 심사가 있었다"며 "그래서 일정 부분 합의한 사항들이 있다. 많은 사업의 소규모 감액심사가 어느 정도 접근이 됐고, 또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감액 사업에 이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야당에서는 정부 핵심 사업들에 대해 정치적 공세 또는 핵심 사업에 대해 무리하게 감액을 요구하고 있는 부분도 상당수 있다"며 "정부는 그런 부분에 관해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추 부총리는 "일부는 야당에서 현금 살포성, 선심성으로 무리한 증액 요구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관해 현재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부터는 2+2 협의체를 통해서 민생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국회가 정부와 힘을 모아나가는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접근하면서 좋은 협상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2+2 협상이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 과정에 뒷받침하고 지원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비관적인 상황을 예상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야당이 협상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제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독 처리하겠다고 한다면 정부는 증액에 관해서는 일체 동의할 수 없고, 야당 단독안에서 증액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아마 감액 사업만 구성해서 안을 제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당이 그런 (단독)안을 만드는 것이 과연 민생을 위해 바람직한지는 야당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라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정부 예산안보다 일부 감액이 이뤄진다는 것은 재정건전성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민생이나 미래를 위해서 증액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그런 부분은 정부·여당도 진지하게 고려·검토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무리한 야당 단독 처리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겠지만 야당도 아마 그렇게 무리하게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좋은 협상안이 나올 수 있도록 정부도 협의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