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13일 이마트의 선순위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다.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 실적이 온라인쇼핑 활성화, 소량구매 패턴 등으로 부진하며, 가양점, 성수점 등 주요 점포가 매각·폐점하면서 이익창출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1년 이베이코리아, W컨셉코리아,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 등 일련의 인수합병(M&A)에 따른 순차입금 증가로 재무부담도 확대했다.
이마트는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조1000억 원, 386억 원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 등으로 외형 성장세는 유지했으나, 영업 수익성은 △2021년 3168억 원 △2022년 1357억 원 하락 추세이며, 최근 저하 폭이 확대했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영업이익 전환까지 상당한 시간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며 "온라인, 근거리·소량 구매패턴이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민간 소비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력인 대형마트 부문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사업은 지마켓을 인수하는 등 이익개선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높은 시장 경쟁 강도 아래에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서 수석연구원은 "인수 과정에서 식별한 무형자산에 대한 상각비도 실적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설 부문 신세계건설, 신세계프라퍼티 등의 실적 악화도 이마트의 연결 수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진행 현장의 공사원가 상승, 미분양사업장 관련 손실 등으로 건설 실적 악화는 당분간 저조한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종속회사인 편의점 이마트24,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실적 개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편의점 부문의 공격적인 점포 확대 계획과 수익성을 감안할 때, 외형성장은 지속하겠지만, 수익성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CK컴퍼니 실적은 연결 편입 이후 처음으로 예상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수석연구원은 "유통업 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부담과 부동산 개발관련 자금소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신규 출점을 재개하고 핵심 영업자산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전환함에 따라 자산매각을 통한 대규모 자금 마련도 어려워졌다. 현금흐름의 뚜렷한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영업현금규모를 상회하는 자금소요로, 당분간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향후 이마트의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의 실적 회복 가능성과 온라인 부문 비용효율화 성과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영업현금창출력 추이와 함께 건설 부문 실적, 신규 점포 출점,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투자부담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