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은 올해 초 KOFR(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코퍼) OIS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책당국, 시장참가자와의 협의를 선제적으로 주도해 첫 KOFR OIS(Overnight Index Swap rate·하루짜리 단기 대출금리) 거래 시작을 달성했습니다."
강구현 한국예탁결제원 전무이사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2023년 한국예탁결제원 송년 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거래에 대해 "향후 기존 CD금리 기반 IRS 거래 위주의 스왑시장이 KOFR 기반 OIS 거래 시장으로 대체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RFR은 2021년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사태 후 폐지된 리보금리를 대체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금리다. CD금리의 산출 중단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마련됐다. 예탁원은 앞서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거래지표법에 따라 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KOFR) 산출기관으로 선정됐다.
예탁원은 2021년 11월부터 중요지표 산출기관으로 코퍼 산출공시 업무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RFR 중 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인 코퍼 금리는 크게 파생상품과 현물상품으로 구분된다. 코퍼금리 파생 선물 3개월물은 지난해 3월 한국거래소에 처음 상장됐지만, 단기자금에 대한 헷지 수요 부족 등의 영향으로 아직까지 거래가 없는 상태다.
지난 8월 25일에는 코퍼를 준거 금리로 하는 첫 파생 스왑 OIS 거래가 성사됐다. 프랑스 금융사 소시에테제레럴(SG)은행과 하나은행 간 KOFR OIS 1개월물 거래다. 100억 원 규모가 3.600% 금리에 체결됐다. SG가 고정금리 3.600%에 낸 매수(오퍼) 주문이 하나은행의 변동 KOFR 금리로 체결된 셈이다. 한국형 코퍼금리가 출범한 지 약 1년 9개월 만이다.
첫 물꼬가 트이자 두 번째 거래도 이어졌다. 제이피모간체이스(JPMorgan chase) 은행과 하나은행은 KORF OIS 1개월물 100억 원 거래를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SG와의 거래보다 조금 낮은 3.595% 고정금리를 제시했고, 제이피모간체이스는 하나은행의 헷지목적 거래에 따라 KOFR 변동 금리로 계약을 체결했다.
현물 KOFR 상품도 성장세를 보였다. 이달 5일 기준 거래소에 상장된 KOFR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각각 4개, 1개다. 올해만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코퍼금리 ETF,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코퍼금리액티브 ETF, 신한투자증권의 신한코퍼금리 ETN 총 3개가 상장됐다.
강 전무이사는 "코퍼 지수 현물상품 5개의 순자산은 약 10조 원 규모"라며 "국내에 출범한지 21년 되는 ETF 시장이 올해로 120조를 돌파했다고 하는데 코퍼금리도 못지 않은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CD금리과 KOFR 금리가 동시에 사용되는 현재 시점에서 CD금리 체제를 코퍼금리로 전환하기 어려운 점은 한계로 꼽힌다. 국내 은행은 CD금리를 현물상품에, 스왑(IRS) 시장에서는 헷지 수단으로 활발히 활용 중이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의 복수 지표체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탁원은 "정책당국의 CD금리 산출중단 일정 미제시와 코퍼 전환 시 인센티브를 부과하는 혜택 없이는 시장의 자발적인 코퍼 전환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시장 참가자별 맞춤 정보 제공을 통해 시장참가자의 필요성(니즈)을 최적화해서 충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