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피벗 선언에 시장 환호...주식·채권·가상자산, ‘트리플 강세’

입력 2023-12-14 16:22수정 2023-12-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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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사상 첫 3만7000선 돌파
애플 주가도 사상 최고치 기록
비트코인 4%대, 이더리움 3%대 강세
코스피·코스닥 1%대 상승
달러 약세에 원화·일본 엔화 가치 일제히 올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선언에 시장이 일제히 환호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주식과 가상자산(가상화폐), 채권 가격이 뛰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 상승한 3만7090.24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만7000선을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1%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연준의 발표는 우리가 연착륙으로 가는 길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며 “아마도 내년에는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완화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이후 나온 시장 랠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연착륙은 확실히 가능하고 오늘 연준의 결정은 주식 시장 움직임을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주요 종목 중엔 애플이 1.67% 상승한 197.96달러에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테슬라도 0.96% 상승했고 엔비디아와 메타는 각각 0.9%, 0.16% 올랐다.

최근 부진했던 가상자산 가격도 반등했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4%대, 이더리움은 3%대의 강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비례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8월 이후 처음으로 4%를 밑돌았다. 2년물 금리는 0.25%포인트(p) 내린 4.485%로 집계됐다.

부진을 이어가던 국제유가도 모처럼 상승했다. 내년 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25% 상승한 배럴당 69.4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월물 브렌트유도 0.46달러(0.6%) 오른 배럴당 74.7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3일(현지시간) 트레이더가 기뻐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우리나라 증시도 미국발 ‘비둘기’ 훈풍에 들뜬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14일 전일 대비 1.34% 상승한 2544.18로, 코스닥지수는 1.36% 오른 840.59로 각각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0.41% 오른 7만31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7만4300원까지 뛰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편 달러 약세에 우리나라 원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일제히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4일 전일보다 24.5원 떨어진 1295.4원에 마감했다. 같은 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최대 1.3% 하락한 140.97엔을 찍어 엔화 가치가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 대부분 연준이 사실상 긴축을 끝냈다고 판단했다. 뱅크레이트의 그레그 맥브라이드 애널리스트는 “모든 징후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완료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글로벌X의 존 마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연준의 결정은 장기 목표에 부합한 것으로 보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 평가”라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시장에 더 가까워진 것을 축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긴축 종료를 예단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트레이더X의 마이클 브라운 애널리스트는 “점도표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지만, 연준은 대부분 사람이 기대했던 금융 완화를 정확하게 제시하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였던 데니스 록하트는 “적어도 현시점에선 내년 얼마나 많이 금리를 내릴지에 대한 실질적이고 긴밀한 합의가 이뤄졌음을 보여주진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은 정책 입안자들보다 앞서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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