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4일 의원총회에서 선거제를 비롯한 이낙연 전 대표 신당 창당 등과 관련한 현안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그러나 선거제에 대해서도 결론은 내리지 않았고, 현안을 놓고도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전 대표 신당 창당을 비판하고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당내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부딪히는 일이 반복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비공개 의총을 열고 약 1시간 반가량 현안 보고 및 자유토론을 이어갔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14일) 의총은 대체로 당의 발전적 방향과 선거제 개편을 위한 다양한 개별 자유 의견이 많았다”며 “다음 주에 다시 의총을 통해서 논의해 나갈 예정으로, 다음 주에는 어느 정도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자유토론 전 모두발언에서 이날 의총은 결정하는 의총이 아닌 듣는 의총을 준비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다만 이재명 당대표는 이날 의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선거제와 관련해선 전날 불출마를 시사하며 선거제 회귀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했던 이탄희 의원이 이날도 재차 선거제 개혁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제를 빨리 결정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모두를 위해서도 좋다. 병립형 회귀만은 막아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우상호 의원도 “병립형이건, 연동형이건 선거제 방향을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당내 비주류 위원모임인 ‘원칙과상식’도 혁신안 제안 중 하나로 선거제 회귀 반대를 제시했으나, 의총에서는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일반 국민과 당원,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선거제 관련 의사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의견을 모았으나, 이날 의총에서 보고되지는 않았다. 다만 한 지도부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나온다고 해도 그대로 가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제 외에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도 ‘신당만큼은 안 된다’는 친명계 주장과 ‘다양한 의견을 묵살시켜선 안 된다’는 비명계 입장이 맞붙었다.
김민석 의원은 ‘사쿠라(변절)’ 발언에 대해 “불가피한 표현이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신당만큼은 안 된다. 초전박살을 내야 한다. (이 전 대표 신당을) 옹호하거나 (민주당을) 나갈 사람은 나가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신당에 대한 우려에 동조하는 반응도 있었으나, 김한정 의원이 ‘사쿠라’ 발언은 선을 넘었다며 자중해야 한다는 반박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같은 당내 갈등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영환 의원은 공개 발언에서 이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을 언급하며 “이들의 공통점은 본인의 소신과 판단을 수많은 비난을 예상함에도 말하는 것”이라며 “소수 의견이 옳고 그름을 떠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고 비난하는 것이 민주당다운 모습인가”라고 따졌다.
오 의원은 “‘수박(비명계 의원을 비하하는 용어)’, ‘협잡’, ‘사쿠라’ 등의 언어로 소수 의견을 비난하는 것이 그리도 시급한가. 무조건적인 일방적 단합과 내부를 향한 침묵을 강요하지 말라”며 “다른 생각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탈하는 사람까지도 마음을 돌리고 인정하고 존경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리더십, 혁신과 헌신, 희생,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