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밖 계열사 226개 총수家 실질 지배…"사익편취 여지 있어"

입력 2023-12-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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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12개 그룹, 해외계열사 통해 우회출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 (사진제공=연합뉴스)

지주회사 전환 재벌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 353개 중 64.0%(226개)는 총수 일가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로 확인됐다.

SK, 롯데 등 12개 지주회사 전환 그룹은 해외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등의 총수 일가 사익편취 행위와 우회 출자를 통한 규제회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1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5월 지정 전체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 중 42개 집단은 집단 내 하나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했다. 이중 지주회사 체제 전환집단(이하 전환집단)은 38개(총수 있는 전환집단은 36개)였다. 전환집단은 지주회사 및 소속 자·손자·증손회사 자산총액 합계액이 기업집단 전체 소속회사 자산총액 합계액의 50% 이상인 집단을 말한다.

36개 총수 있는 전환집단의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회사는 353개로 이중 절반 이상인 226개(64.0%)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이 회사가 지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였다. 226개 회사 중 지주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19개였다. 이들 회사는 지주회사의 지분을 평균 10.6% 보유했다.

19개 회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84.2%이며, 이중 총수 2세 지분이 20% 이상 회사는 9곳이었다.

공정위는 "이는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를 통한 사익편취 행위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총수 있는 전환집단 중 롯데 등 12개 집단은 40개 국외계열사를 통해 36개 국내계열사에 직접 출자하고 있었다. 총 출자 사례는 66건이다. 국내계열사에 직접출자한 국외계열사가 가장 많은 전환집단은 롯데(16개)였다. 이어 SK(7개), LX・동원(각 3개), 두산·코오롱(각 2개), LG·GS·한진·한국타이어·에코프로·DN·하이트진로(각 1개) 순이었다.

66건의 출자 중 전환집단 내 지주회사 등이 국외계열사를 매개로 지주회사 체제 내 또는 밖 국내계열사에 간접 출자한 건수는 총 25건(각각 8건·17건)이었다.

해당 출자 건수가 많은 전환집단은 SK(7건)이었다. 두산・동원・LX(각 3건), 하이트진로(2건), LG・GS·한진·코오롱·한국타이어·에코프로·DN(각 1개) 순이었다.

공정위는 "해당 출자 유형은 단순·투명한 출자구조를 가지는 지주회사제도의 장점을 훼손할 수 있으며 출자단계 제한·수직적 출자 외 출자 금지 등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에 대한 회피 수단으로도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총수 있는 전환집단의 국내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비중(전체 매출액에서 내부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로 총수 있는 일반 대기업집단(11.0%)에 비해 높았다.

총수 있는 전환집단 대표 지주회사의 매출액 중 배당수익과 배당외수익 비중은 각각 평균 44.8%, 38.2%로 나타났다.

지주회사의 대표적인 배당외수익은 상표권 사용료가 1조3554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2019억 원(17.5%) 늘었다. 상표권 사용료가 큰 집단은 LG(3622억 원), SK(2743억 원), CJ(1263억 원), GS(1158억 원), 롯데(815억 원) 순이다.

이들 5개 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합계액은 9602억 원(전체의 70.9%)으로 전년 대비 1193억 원(14.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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