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가격도 올해 71% 뛰어
원자력 발전 시장이 재황금기를 맞이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9일 전했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 움직임과 에너지 안보 강화 움직임 속에서 원전이 재평가되면서 관련 주가가 급등하고, 우라늄 가격이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융정보업체 퀵(QUICK)·팩트셋에 따르면 우라늄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X우라늄 상장지수펀드(ETF)’의 기준가는 올해 들어 40%가량 뛰었다. 태양광 관련 ETF ‘인베스코 솔라’와 석유 대기업이 편입된 ‘뱅가드 에너지 ETF’가 각각 30%, 3%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라늄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미국 조사기관 UxC에 따르면 우라늄 정광의 현물(수시계약) 가격은 11일 기준 파운드당 82.3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 대비 71%나 급등했다. 이는 각국에서 신규 원전 계획이 잇따라 ‘원자력 르네상스’라 불렸던 2008년 1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탈탄소 움직임이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0)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20개국 이상은 최근 폐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계기로 원자력 발전 설비용량을 2050년까지 2020년 대비 3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가동 중인 원전이 없는 모로코, 가나 등도 참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전 추진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에너지 안보 강화가 각국의 중요 과제로 떠오른 것도 주효했다. 원전은 탈탄소와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저부하 전원’으로서 가치가 높아졌다.
최근에도 원전의 신규 증설 및 가동 연장을 위한 움직임이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리노이 주지사가 원전 건설 금지를 해제하는 법안에 서명해 2026년부터 소형 원자로 건설이 허용될 전망이다. 스웨덴도 원자로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스리랑카, 케냐 등도 원전 도입에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노 토모히코 JP모건 주식조사부 공동부장은 “탈탄소 목표 실현 가능성이 논의되고 재생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원전 수요 확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