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추후 전원회의 열어 제재 수위 결정
경쟁사 소속 가맹기사들에 대한 승객 콜 차단 혐의(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를 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추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공정위는 20일 전원회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 건 관련 동의의결절차 개시신청에 대해 기각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기업이 피해구제 등 자진시정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우티 등 경쟁 가맹본부들에 운행정보 등 영업비밀 제공을 요구하는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경쟁 가맹본부가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소속 가맹기사들에 카카오T 앱의 일반호출 서비스를 차단(일명 콜 차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해당 혐의를 조사한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시한 자진시정안에는 향후 ‘일반호출’ 제공을 우티 등 타 가맹본부 소속 택시기사라는 이유로 중단하는 행위 금지, 동의의결 절차 개시와 동시에 경쟁사 소속 택시기사들에 대한 일반호출 제공, 택시기사 장려금 지원 등 약 100억 원 규모의 경쟁 촉진 및 상생지원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공정위는 해당 시정방안 등이 동의의결 절차 개시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절차 개시를 불허 했다.
공정위는 신속한 조치 필요성, 소비자 피해에 대한 직접 보상 필요성, 사건 행위의 중대성, 증거의 명백성 여부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기각 결정에는 이미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이 해제돼 '신속한 조치'와 '소비자 피해 보상 필요성'이 크지 않은 점이 고려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높은 시장 점유율 등에 비춰 '콜 차단' 행위의 불공정성이 가볍지 않고 증거 역시 적지 않게 제시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동의의결 절차가 개시되려면 사건이 고발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해당 사건이 고발 요건을 충족한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동의의결 절차 개시가 기각됨에 따라 공정위는 추후 전원회의를 열어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과징금 등 제재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