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성·김형기·서진석 3인 각자대표 전문사업 총괄 체제로 변경…‘가속 성장’ 기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친 ‘통합 셀트리온’이 마침내 닻을 올렸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을 개발·직판(직접 판매)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셀트리온은 2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제조개발사업부 총괄로 기우성 부회장(현 셀트리온 대표이사), 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 김형기 부회장(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경영사업부 총괄 서진석 의장(현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3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하는 선임 안건도 함께 의결했다.
신주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12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0.4492620의 비율로 셀트리온 주식을 교부한다.
2020년부터 셀트리온그룹이 추진한 3사 합병은 올해 3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로 급물살을 탔다. 앞으로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절차까지 밟아 내년 말까지 3사 합병을 완료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통합 셀트리온은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사업 사이클이 일원화된다.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공격적인 가격전략 구사가 가능해져 판매 지역 및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신약과 신규 모달리티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 거래 구조의 단순화로 그간 지적됐던 기업의 투명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서 회장은 통합 셀트리온의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외형 면에서는 2024년 연매출 3조5000억 원 돌파를 시작으로, 2030년 연매출 12조 원을 달성한다. 이 과정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는 자체 개발과 라이선싱을 통해 신약의 기여도를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를 중심으로 제형 및 용법·용량을 변경해 차별화하고 추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2030년까지 총 22개 제품을 확보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이익의 30% 수준까지 현금 배당을 높이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한다. 합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이익은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지속 환원한단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경쟁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다국적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셀트리온의 첫 번째 승부수는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SC) 치료제 ‘짐펜트라’의 미국 시장 안착이 될 전망이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처음 승인받은 제품으로, 내년 2월 29일(현지시간) 출시된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가 2030년까지 매출 5조 원 규모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서 회장은 내달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글로벌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통합 셀트리온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행사의 핵심인 메인트랙 발표에 나서 2024년 사업 계획은 물론 셀트리온의 미래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으로 인수·합병(M&A) 카드를 언급했던 만큼 관련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