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가, 참여 사실 공개 꺼려
국제사회의 이스라엘 비난 고조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주도로 다국적 함대 연합이 출범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많은 동맹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1일 미국 국방부는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다국적 함대 연합에 2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당시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후티 반군은 세계 국가의 경제적 안녕과 번영을 공격하고 있다”며 “사실상 홍해라는 국제 고속도로에서 강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합군은 홍해와 아덴만을 순찰하면서 중요한 국제 수로를 통과하는 상업용 선박의 요청에 대응하고 필요한 경우 지원하는 일종의 고속도로 순찰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과 캐나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12개국이 연합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나머지 국가들은 참여 사실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군에 공식적으로 참여한 국가들도 미군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미군 작전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선주들의 요청이 있을 때만 홍해에 선박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도 “홍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지하지만, 자국 선박은 프랑스 지휘하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동맹국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까닭은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2만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음에도 이스라엘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왔다.
데이비드 에르난데스 마드리드 콤플루텐스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유럽이 이스라엘의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유럽 정부는 잠재적 유권자의 일부가 (연합군에 참가하는 것 때문에) 등을 돌리는 것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공식적으로 지지해 왔다. 이에 지난달 19일부터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을 나포하거나 드론·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