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전쟁 돌입…尹지지율·李리스크·신당·선거제 변수 수두룩

입력 2024-01-0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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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00…與 '거야심판' vs 野 '정권심판'
여야, 총선 결과에 희비 교차…과반확보 사활
尹 부정평가 60% 육박…李 사법의혹 재판 촉각
前대표들 신당行…3지대 합종연횡·비례제 주목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의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4·10 총선이 1일로 꼭 100일 남았다. 집권 3년차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격인 데다 차기 대권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명운을 건 여야의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정권 심판론'과 국민의힘의 '거야 심판론' 프레임 공방 속 신당 깃발을 든 전직 여야 당대표의 행보도 주목된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선거제와 중도 표심의 향방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여곡절 끝에 예산안 정국을 넘어선 여야는 일제히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들어간 상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로 신속 전환해 새해를 맞았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완주할 계획이다. 여소야대에 따른 민주당의 입법 독주 속 험난한 국정운영이 불가피했던 국민의힘은 법무부 장관 출신 '한동훈 카드'로 대장동 의혹 등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이 대표 공세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저조한 국정 지지율을 고리로 총선에서 정권교체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29일 전국 18세 이상 2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7.2%, 부정 평가는 59.6%였다.(95% 신뢰수준·표본오차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명운이 크게 엇갈리는 것은 물론 2027년 예정된 대권 구도에도 상당한 파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대선·지선을 거쳐 중앙·지방권력을 확보한 국민의힘이 의회권력까지 탈환하면 거야의 벽에 가로막혔던 윤석열 정부 핵심 국정과제 입법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반면 '정권 심판론'을 내건 민주당이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승리할 경우 윤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 간 이어진 입법 강행 수위도 한층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3년 뒤 차기 대선이 예정돼 한 위원장·이 대표 등 여야 잠룡의 대권 가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두 사람은 여야 수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하는 입장인 만큼 패배할 경우 치명적인 정치적 내상이 불가피하다.

아직 승패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 초반 판세는 정권 심판론에 다소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새해에도 이어질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특검 공방도 야당보다는 정부여당에 불리한 이슈로 작용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 여사 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등 '쌍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재표결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20표 가까운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가결 정족수인 199명을 넘게 된다. 총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 부인 특검이 이뤄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만큼 여당은 표 단속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쌍특검법이 최종 폐기되더라도 여론이 정부여당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여당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윤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과정을 통해 국정 기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대통령께 말씀드릴 건 말씀드릴 계획이다. 새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기대를 주는 부분도 있다"며 "민심이 반영된 여론 추이를 보고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 개발특혜 의혹 등 각종 사법리스크와 계파 갈등이 선거판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이 대표는 관련 재판 출석을 위해 매주 수 차례 법원을 찾고 있다. 제1야당 간판인 만큼 총선 전 비위 혐의 재판 결과가 나오거나 추가 기소가 이뤄질 경우 리더십 타격은 물론 전체 선거에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3월 중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가시화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은 1심 결과가 나올 때가 됐다"며 "김건희 특검도 총선까지 여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간 전직 여야 당대표와 '제3지대' 신당 그룹의 원내 진입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비윤(비윤석열)·비명(비이재명)계를 대표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각각 창당을 기정사실화하고 관련 행보를 밟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류호정 정의당 의원 주축의 '새로운선택',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과의 이합집산·합종연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 현역의원 합류와 친정 지지층·중도층 흡수 규모 등이 신당의 파급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각 당 비주류 '공천 학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신당이 이들의 차선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비례대표 대분 방식 등 선거제 개편 논의가 아직도 미확정 상태라는 것이 각 신당의 고심을 깊어지게 하는 변수다.

민주당은 병립형비례대표제(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배분)를 당론으로 채택한 여당과 달리 지난 총선부터 도입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지역구 의석이 정당 득표율에 비해 적으면 모자란 의석 50% 비례대표 배분) 존폐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준연비제는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지만 비례대표 의석에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 속 병립형 회귀에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노리는 소수 정당에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중도·무당층 확보 여부도 관건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18~20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은 32%로, 국민의힘(30%)·민주당(29%)보다 높았다.(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포인트.) 신율 교수는 "신당은 양당 하기 나름"이라며 "양당이 쇄신을 통해 중도층을 흡수하면 신당은 성공하기 어렵겠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게 될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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