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고물가·고금리에 ‘가심비’ 대신 ‘가성비’로 회귀”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NCSI)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례없는 고물가·고금리로 경기 상황이 어려워진 가운데,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의 비중과 영향력이 커진 결과다.
한국생산성본부는 2023년 국내 82개 업종과 334개 기업(대학), 공공기관에 대한 NCSI를 조사한 결과 78.2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2022년 78.4점보다 0.2점(-0.3%) 하락한 수치다.
NCSI는 국내 혹은 해외에서 생산돼 국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직접 사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평가한 만족 수준의 정도를 계량화한 지표다. 한국생산성본부와 조선일보, 미국 미시간 대학이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다.
전체 334개 조사 대상 기업 중 병원 업종의 세브란스병원이 85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객 만족도 82점 이상의 상위 9개 기업에는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병원 6곳과 도시철도의 대구교통공사, 면세점의 롯데면세점, 아파트의 삼성물산 등이 이름을 올렸다.
NCSI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2010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소폭 하락했다.
경제부문별로 살펴보면 14개 부문 중 4개 부문의 고객 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전년도(11개)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비교 가능한 75개 업종 중 고객 만족도가 상승한 업종은 11개에 그치며 전년도(35개)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고용 악화, 가처분소득의 감소, 국내 소비심리가 악화하며 NCSI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국내 고객들의 관심사가 개인화·맞춤화 프리미엄, 즉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소비에서 가성비로 돌아간 것이다.
또한 13개 업종에서 1위가 바뀌었고, 17개 업종에서는 공동 1위가 나타나는 등 고객 만족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만족도가 상향 평준화됐다. 다만 상위권과 중·하위권 기업 간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알뜰폰서비스 △전기레인지 △헬스케어(안마가전) △전기자동차 업종이 신규로 편입됐으며, 국내항공과 국제항공 업종이 신규 대형항공(FSC)로 통합됐다. 기존 레저용 차량(RV) 업종은 콤팩트 RV와 대형 RV로 나누어 조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