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전은요” 발언 놓고 진실공방…“의논 결과” vs “실제 발언”

입력 2024-01-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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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 사건 이후 병상에 있다 퇴원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살색 밴드로 오른쪽 뺨 수술 부위를 가린채 2006년 5월 29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사무실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위해 임시연단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6년 ‘커터칼 피습’으로 부상한 이후 병상에서 처음 한 말로 알려진 “대전은요?” 발언이 나온 배경을 놓고 3일 서로 다른 주장이 나왔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당시 대표의 공보특보였던 구상찬 전 의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면서 “‘조금 있으면 (박 대표가) 마취에서 깨어나실 텐데, 첫 마디를 뭐라고 했다고 발표해야 하느냐’고 물어보기에 둘이 의논했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짧은 발언’이 좋겠다고 했고, 구 전 의원이 “(판세가 박빙인) 대전 관련해서 말하는 게 어떨까요”라고 제안했으며, 자신이 ‘표현은 무엇으로 하나’라고 되묻자 구 전 의원이 “대전은요”라고 발언을 다듬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정치판에서 그런 일은 많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일화를 언급한 건 현재 흉기 피습을 당해 입원 치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마디 역시 정치적 의도를 담은 ‘참모진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구 전 의원은 연합뉴스에 “‘대전은요’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했다”며 “윤 전 장관이 시간이 오래 지나서 착각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구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마취에서 깨자 ‘대전은 어떻게 됐어요’라고 물었고, 이를 언론 대응을 위해 확인·전달하는 과정에서 ‘대전은요’로 줄인 것”이라며 “이런 전후 사정을 공유하고자 한 것인데, 윤 전 장관이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당 대표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 인천시장은 페이스북에 “윤 전 장관의 말씀은 팩트가 다 틀리므로 잠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 시장에 따르면 피습 사건 발생 이튿날(5월 21일) 마취에서 깬 박 전 대통령의 첫 마디는 “오버하지 말라고 하세요”였다. 피습 사건에 강력 대응을 주장한 의원들을 향한 메시지였다고 한다.

잘 알려진 “대전은요” 발언은 그다음 날인 22일 선거상황 보고에 대한 반응이었고, 유 시장이 이를 병실을 나오면서 마주친 기자의 질문에 전달해서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는 것이다.

유 시장은 “보도 경위도 매우 우연에 가깝다”며 “있지도 않았던 내용으로 진실이 왜곡되고, 박 전 대통령의 진정성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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