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간 ‘커넥티드 카’ 협력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양사는 지난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분야에서 처음으로 협력한 이래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기아)은 3일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양사는 삼성전자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과 현대차∙기아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 플랫폼을 연동해 △홈투카∙카투홈 서비스 △통합 홈에너지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한다.
홈투카·카투홈 서비스는 스마트홈과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계해 서로 원격 제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용자는 스마트싱스를 통해 집에서 차량 시동, 스마트 공조, 창문 개폐, 전기차(EV) 충전 상태 확인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반대로 차에서 집안의 TV, 에어컨 등 가전과 전기차 충전기를 제어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만의 편리한 연결 경험도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에 갤럭시 스마트폰의 알람이 울리면 자동으로 커튼이 열리며 조명과 TV가 켜지고, 차량은 내부를 적정 온도로 맞춰 준다. 스마트폰과 TV 화면에는 전기차의 배터리 잔량과 주행 가능 거리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이외에도 통합 홈에너지 관리 서비스는 가정과 차량의 에너지 사용량을 통합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집안의 연결 기기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기, 차량의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하고, 요금제 및 탄소배출량 등을 고려해 최적 충전 시기를 조절해준다.
한편 양사는 지난해 6월 IVI 분야에서 처음으로 협력한 바 있다. 삼성과 현대차의 잇단 협력으로 이 회장과 정 회장의 동맹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당시 삼성전자는 현대차 차량에 IVI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제품은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정보는 물론 고화질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과 같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현대차의 프리미엄 차량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10월에는 삼성SDI가 현대차와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 SDI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 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 50만 대에 탑재될 각형 배터리 P6을 공급한다.
박찬우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미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홈투카 및 통합 홈에너지 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자동차를 연결해 고객경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현대차∙기아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상무는 "커넥티드카의 카투홈∙홈투카 서비스를 보다 다양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세계 현대차·기아 고객의 이동 여정이 유의미한 시간이 되도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