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주된 원인…요금 올린 한국 OTT 구독 추이 관심
지난해 12월 국내 OTT 시장, 디즈니+ 제외 이용자 모두 늘어
“가격 인상에도 흥행작이 이용 증가에 영향 준 것으로 풀이”
지난해 글로벌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 본격화하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격이 비싸다며 해지하는 미국 이용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국내 OTT 시장의 구독자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OTT들은 올해 이용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독 분석 제공업체 안테나를 인용해 지난해 11월 기준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한 미국 고객이 6.3%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전인 5.1%보다 1.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WSJ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변덕스러워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스트리밍 업체들이 고객을 붙잡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약하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가장 컸다. 볼 만한 콘텐츠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요금은 갈수록 오른다는 불만도 나온다. OTT 업체들은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구독료를 인상해왔다.
구독 해지가 늘자 글로벌 OTT 업체들은 이용자 이탈을 막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은 광고를 보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했고,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의 OTT인 맥스는 경쟁사끼리 협력해 번들 상품을 내놓았다. 할인 또는 무료 체험 서비스도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이에 국내 시장에서도 OTT 구독자 이탈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지난해 말, 한국 시장에서도 스트림플레이션이 본격화됐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0월 계정공유 유료화를 시행하며 사실상 가격을 올렸다. 동일 멤버십 이용자 간 거주지가 다른 경우 1인당 5000원의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11월에는 디즈니+가 기존 9900원이던 단일 요금제를 1만3900 원으로 인상했다. 12월에는 티빙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체 멤버십 구독료를 약 25% 수준 올렸다.
다만 국내에서는 가입자 이탈 현상이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과 달리 흥행작 여부가 가격 이외에도 OTT 이용의 주된 의사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디즈니플러스를 제외한 국내외 주요 OTT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전월 대비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8월부터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을 공개하며 이후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난 바 있다.
넷플릭스의 국내 MAU는 지난해 12월 기준 전월 대비 23만1840명 늘어난 1164만2792명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쿠팡플레이는 전월 대비 약 160만 명의 이용자가 증가해 664만7884명을 기록했다. 티빙은 521만7166명으로 4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늘었다. 이어 웨이브(404만6103명), 디즈니플러스(304만3772명), 왓챠(54만9747명) 순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OTT 이용 요금이 올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이용자 수가 늘었다는 건 소비자들을 유인할 만한 콘텐츠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결국 앞으로도 구독자들을 모을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OTT들은 흥행작을 통해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릴 방침이다. 토종 OTT인 티빙의 한 관계자는 “올해 ‘환승연애 3’나 ‘이재 곧 죽습니다’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 등 열심히 준비한 작품들로 이용자 확대에 기여하는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는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를 포함해 예능·영화·시사교양 등 오리지널 콘텐츠 신작을 선보인다. 쿠팡플레이는 이들만의 독보적인 스포츠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