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 전환 등 여러 과제 직면
AI 열풍 주도 MS, 애플 제치고 세계 시총 1위 가능성
명품 산업은 중국 경제 부진 ‘최대 리스크’
전기차는 장기적으로 성장 전망
지난해 IT 부문에서 가장 큰 트렌드는 생성형 AI였다. 기업들은 저마다 AI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경쟁에 뛰어들었다. 새해는 이 시스템 대중화의 성공 여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구글과 같은 주요 기업은 이미 새로 출시한 AI를 무료로 선보이는 중이다. 다만 유료화로 전환했을 때 소비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IT 부문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로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도 있다. 2011년 유럽연합(EU)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구글을 처음 제소한 이후 13년간 빅테크는 이와 관련해 벌금형 이상의 제재를 거의 받지 않았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 반독점법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미국 법무부가 구글에 제기한 소송 결과가 올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한편 새해엔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를 등에 업어 애플을 누르고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현재 MS 시총은 애플 시총보다 9%가량 부족하다. 지난해 생성형 AI에 대한 애플의 활용 속도가 더딘 점을 고려할 때 10년 넘게 유지된 1위 자리는 바뀔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지난해 명품 산업은 다소 빛을 잃었다. 부유한 고객층 덕분에 다른 산업보다 강세를 보였지만, 3년간 누렸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붐이 사라지면서 주춤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중산층 구매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산업을 압박하고 있다.
새해에도 성장세는 더 둔화할 전망이다. 컨설팅 업체 베인은 올해 명품 업계 매출 증가율이 4~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에르메스와 루이뷔통, 샤넬과 같은 대형 브랜드가 성장하는 동안 소규모 경쟁 브랜드는 부진한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큰 리스크는 중국 경제다. 그간 명품 산업에서 성장엔진을 도맡았던 중국 경제가 무너지면 업계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해제한 후에도 경기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 부진 속에 디플레이션 우려도 가중하는 모양새다. 2030년까지 중국 고객이 5800억 유로(약 828조 원)에 달하는 세계 명품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경제위기는 업계에 치명적이다.
최근 3년간 자동차 산업은 반도체 부족을 비롯해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필두로 한 전기자동차 보조금 정책 등 큰 변화를 겪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얼리 어답터 구간을 지나면서 판매가 다소 정체되는 위기도 맞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55% 성장했다. 미국인 10명 중 4명은 다음에 구매할 차량으로 전기차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기준금리로 인한 차입 부담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고객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도 부담이다. 이번 주 미 에너지부가 발표한 IRA 세액공제 혜택 대상은 지난해 말 43개 종에서 올해 19개 종으로 급감했다. 중국산 부품이 탑재된 배터리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진 결과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전기차 시장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드라이버의 존 볼터 편집인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5년 전 없었던 전기차가 지금은 자동차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성장은 정체될 수 있지만,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해 성장세를 지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토퍼시픽의 에드 킴 수석 애널리스트는 “과거 봤던 열광적인 수준의 판매는 보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판매는 여전히 늘고 있다. 최근 둔화한 성장세가 시장에 재앙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