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입 계약서·등기필증 등 비대면 제출
7개 대출비교 플랫폼·34개 금융사서 참여
신규 대출 한도, 기존 대출 잔여 금액 이내로
신규 대출 만기, 기존 대출 약정 만기로 설정
그동안 신용대출만 제공되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9일부터 아파트 주택담보대출로 확대된다. 31일부터는 전세대출까지 확대돼 금융소비자의 편익 제고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대상 대출 상품 범위가 아파트 주담대와 전세대출로 확대된다. 금융회사들도 고객 확보를 위해 주담대·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개시 일정에 맞춰 금리를 낮춘 다양한 비대면 신규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 10개 금융사가 차주 유치를 위해 비대면 주담대·전세대출 상품을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A 은행은 대면 상품에 비해 금리가 약 0.4%포인트(p) 낮은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B 은행은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일정에 맞춰 금리 0.1~0.2%p 추가 우대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는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보유한 기존 대출의 금리, 잔액 등을 확인하고, 이를 대출비교 플랫폼과 제휴된 금융사의 대출상품과 비교할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한 기존 대출 조회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가입이 돼 있지 않으면 가입 절차부터 진행해야 한다. 금융소비자는 매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기존 대출 조회 및 신규 대출 비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차주는 갈아타고 싶은 신규 대출 상품을 정한 후 해당 금융사의 앱이나 영업점을 통해 대출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대출 신청을 위해 필요한 소득 증빙 등 대부분 서류는 금융사가 공공 마이데이터 및 웹 스크래핑 방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별도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 차주는 주택구입 계약서, 등기필증, 전세 임대차계약서 등 서류를 직접 촬영해 비대면으로 제출하면 된다. 고령자 등 대출 신청 서류를 비대면으로 제출하기 어려운 차주는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도 관련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차주가 대출 신청을 하면 신규 대출 금융사는 약 2~7일간 대출 심사를 진행하고, 심사 결과를 차주에게 문자 등을 통해 안내한다. 이후 차주가 금융사 자체 앱이나 영업점을 통해 상환방식, 금리구조 등 대출 조건을 확인하고 대출 계약을 약정하면 금융소비자의 대출 갈아타기 절차가 완료된다.
금융사는 대출 계약이 약정된 후 금융결제원의 대출이동 중계시스템을 이용해 기존 대출의 상환 업무를 처리하고, 제휴 법무사 등을 통해 담보주택에 대한 등기 말소·설정 업무를 수행한다. 전세대출의 경우 보증기관에 대한 기존 대출·반환보증 해지 및 재가입 등 업무가 함께 처리된다.
금융소비자는 KB부동산시세 등 시세 조회가 가능한 아파트를 담보로 한 10억 원 이하의 아파트 주담대와 보증부 전세대출을 새로운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과도한 대출 이동 제한 등을 위해 아파트 주담대는 기존 대출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나야 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전세대출은 기존 대출을 받은 지 3개월 이후부터 전세 임차 계약 기간의 2분의 1이 도래하기 전까지 대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다. 전세 임차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도 전세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전세 임차 계약을 갱신할 땐 시점 등을 고려해 기존 전세 계약기간의 만기 2개월 전부터 만기 15일 전까지 할 수 있다.
신용대출 갈아타기와 마찬가지로 연체 상태인 대출, 법적 분쟁 상태의 대출은 갈아타기가 불가하다. 저금리 정책금융상품, 중도금 집단대출 등도 갈아타기를 할 수 없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시에는 기존 대출의 대출보증을 제공한 보증기관과 동일한 보증기관의 보증부 대출로만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는 보증기관별로 대출보증 가입요건, 보증 한도, 반환보증 가입 의무 등이 달라 차주의 전세대출 대환 시 혼선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9일 기준 아파트 주담대·전세대출 대환 인프라에는 총 7개의 대출비교 플랫폼과 34개 금융사(주담대 32개·전세대출 21개·중복 제외)가 참여한다. 향후 참여 기관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는 주담대의 경우 7개 대출비교 플랫폼과 16개의 금융사 자체 앱을 통해, 전세대출은 4개의 대출비교 플랫폼과 14개 금융사 자체 앱을 통해 기존 대출을 조회하고 갈아탈 대출 조건을 비교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대출비교 플랫폼이 차주에게 유리한 대출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대출 상품의 비교·추천 알고리즘 검증을 의무화했다. 또한, 대출비교 플랫폼이 금융사로부터 받는 중개수수료가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대출비교 플랫폼별로 중개수수료율을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대상 확대가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우선 아파트 주담대·전세대출을 갈아탈 때 증액 대환은 불가하며, 새로운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의 잔여 금액 이내로 제한된다. 단,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보증금이 증액되는 경우에는 보증금 증가분만큼 한도 증액이 허용된다. 대환 시 새로운 대출의 만기는 기존 대출의 약정 만기 이내로 설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3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은 차주가 7년간 대출을 상환한 후 갈아탈 신규 대출의 만기는 최대 30년까지로 설정이 가능한 것이다. 40~50년 만기 주담대로 대환은 불가능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 간 대출자산의 급격한 이동을 막기 위해 참여 금융사별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주담대 취급 한도를 설정하고 금융결제원·업권별 협회 등과 함께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