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혁신 기술을 뽐내는 CES 2024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조금 떨어진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에서만 볼 수 있는 기술들이다. 이들 기술은 대부분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에 기반했다. AI 기술이 모든 산업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찾은 유레카파크는 그야말로 생활 속에 파고든 혁신 기술의 장이었다.
종합 푸드테크 솔루션 기업 '크레오코리아'가 선보인 조리 로봇 '에이트키친'은 음식 조리 자동화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전자제어기반으로 구축했다. 재료를 넣고 버튼만 누르면 완성된 제품이 나온다. 설거지까지 끝마치니 사람 손길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
서울 성수동과 역삼동에 직영 매장 두 곳을 1년 이상 운영하며 각 솔루션의 활용성, 효율성, 맛 등을 직접 검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부스에서 만난 김성준 크레오아메리카 CTO는 "오늘이 사실상 크레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날"이라며 "CES에서 정말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150개 체인점을 가진 레스토랑에서도 제품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웃었다.
세계 최초의 공기주입식 스마트팜 모듈 '에어팜'으로 최고혁신상을 거머쥔 '미드바르'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번 CES에서 선보인 에어로포닉스 기반 에어팜은 식물의 뿌리에 물과 영양제를 분무하는 방식으로, 농업용수를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사막 등 농업생산이 어려운 지역이 늘어나는 상황에 식량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서충모 미드바르 대표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실증 마무리를 했다"며 "중동은 물론이고, 미국 등 전 세계계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4D 푸드 프린팅 시스템 ‘잉크(IINK)’로 최고혁신상을 받은 '탑테이블'은 개인 맞춤 영양 제공 시스템을 선보였다. 잉크는 질감, 크기, 영양성분 등 맞춤형 식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맞춤 영양제의 인체 내 녹는 지점까지 설정할 수 있어 개인 기호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현주 탑테이블 대표는 "기존 대량 생산된 사전 제작 제품과는 달리 개인의 취향에 맞춘 식품을 제공할 수 있다"며 "부스를 찾은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도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유레카 파크에서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끈 부스도 있었다. 세계 최초의 '가정용 스마트 네일 살롱'을 선보인 미국 스타트업 '님블뷰티'다. AI와 로봇 기술 기반의 '님블 스마트 네일 살롱'은 손톱 모양을 스캔한 후 매니큐어를 칠해 주는 제품이다.
사용자는 특수 포장된 매니큐어 캡슐 33가지 중 마음에 드는 색을 고르고 기계에 손가락을 넣고 있기만 하면 된다. 미세 모터가 달린 로봇 팔이 5개 축으로 움직이며 사람 손가락 동작을 모방해 손톱에 페인팅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메디컬X'라는 네덜란드 스타트업은 인간의 생체기능을 그대로 구현한 마네킹 인형으로 관심을 끌었다. 마네킹 인형은 맞춤형 환자 시뮬레이터다. 사람처럼 땀을 흘리고, 동공도 움직인다. 비용과 시간을 적게 들이면서 효과적으로 병원 등에서 임상 훈련이 가능하다.
부스에서 만난 한 의료인은 "병원에는 실습용으로 비슷한 마네킹이 있지만, 이렇게 땀까지 나는 정교한 제품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