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통신 IT 금융 등 AICC發 인력감축 현실화…국민은행 상담사 240여명 해고 통보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발 해고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가 인력을 대체하는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CC의 챗봇 기술이 현재는 사람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콜센터 자체가 AI 서비스로 대체되는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AI 업계 관계자는 “과거 버스 안내원이나 승강기 운전원이 사라졌듯 기술이 대신할 수 있는 단순 업무 노동자들이 AI로 대체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초기에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초거대 AI가 등장하면서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같이 새로운 직업도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가 일부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은 사실이지만 화이트컬러의 종말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의 해고 케이스를 살펴보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거나 라벨링과 같은 단순 업무를 담당해온 노동자들을 AI로 대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빅테크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감원 칼바람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미국 IT 기업 감원 추적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열흘간 18개 테크 기업에서 2945명을 해고했다. 지난해에는 1186 테크 기업에서 26만2682명이 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것으로 올해도 빅테크발 대량 해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아마존은 최근 알렉사 음성 비서 부서의 일부 직원을 해고한 데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조직 전반에 걸쳐 수백 명의 직원을 구조조정을 할 계획이다. 구글도 올해 3만 명 해고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생성 AI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국내 기업도 AI발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AICC 분야에서는 정리해고 바람이 불고 있다. 국민은행은 AI 고도화로 상담사 240여 명을 해고 통보한 바 있다.
이통3사가 AICC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AICC 도입으로 비용 절감과 서비스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공기관부터 통신사, 금융사, 보험사, 유통, 제조업 등 전 산업군에서 콜센터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통3사는 AI 전환을 위해 기술 고도화 작업에 한창이다. 구독형 AICC 서비스 ‘KT 에이센’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KT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믿음’을 적용해 B2B(기업간거래)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SKT는 AICC 개발사인 페르소나AI, 코난테크놀로지 등에 투자를 단행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는 AI 전문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1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 계열사의 초거대 AI ‘엑사원’을 탑재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달로 AICC 고도화 작업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AI와 인간이 공조하는 시대를 넘어 상담원을 대체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