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가 공식 확정된 가운데 캐피털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자본력이 크지 않은 일부 중·소형 캐피털사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동의율 96.1%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의결했다. 채권자협의회는 4월 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한 상환을 유예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에 캐피털사들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1금융권에 비해 손실흡수능력이 떨어지는 캐피털업권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줄도산으로 인한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26개 캐피털사 기준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6522억 원이다. 이 중 AA- 이상 캐피털사가 보유하고 있는 익스포저는 6038억 원이다. A+ 이하 캐피털사의 익스포저는 484억 원에 불과하다. 캐피털사 중 태영건설 익스포저는 관련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약 3.1%에 불과하다.
문제는 중·소형 캐피털사를 중심으로 연쇄 부실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후순위 채권이 대부분인 중·소형 캐피털사의 경우 신규자금 부담으로 실사 과정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신용등급 하위 캐피털사의 경우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을 ‘BBB+, 안정적’에서 ‘BBB+, 부정적’으로 낮췄다. 앰캐피탈의 신용등급도 ‘A-, 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DB캐피탈의 신용등급은 ‘BBB0, 긍정적’에서 ‘BBB0, 안정적’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연체채권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OK캐피탈의 부동산 PF 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5%이다. DB캐피탈도 4%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1%) 대비 급증했다.
캐피털업계는 태영건설 사태로 인한 리스크 여파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캐피털 부동산 PF 시장은 충분히 감내할 수준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본은 33조2000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손실흡수능력이 확충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함께 PF 리스크가 업권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PF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축소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