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반대에 클레이튼·핀시아 ‘통합’ 난관…AMA로 설득 가능할까?

입력 2024-01-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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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ㆍ핀시아 재단, 16일 메인넷 통합 전격 발표
거버넌스 투표 먼저 넘어야…핀시아 커뮤니티 반대 심해
일각에선 이번 통합 자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19일 AMA서 홀더, 생태계 참여자 어떻게 설득할지 관건

▲클레이튼-핀시아 통합 메인넷 프로젝트 '프로젝트 드래곤(가칭)' 관련 이미지. (제공=핀시아 재단)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메인넷 통합이 거버넌스 투표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합을 위해 양측 거버넌스 제안 통과가 필요한데, 특히 핀시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통합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양 재단은 19일 예정된 AMA(Ask me anyting·간담회)에서 홀더들을 비롯한 생태계 참여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16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클레이튼과 핀시아 메인넷 통합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두 메인넷은 국내 최대 IT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에서 시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이들의 통합 계획 발표 역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선결 조건인 양 재단의 거버넌스 투표에서부터 거센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클레이튼 재단과 핀시아 재단이 손잡고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메인넷 통합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제공=클레이튼 재단)

‘첫 단추’ 거버넌스 투표 난항…클레이튼·핀시아 커뮤니티 온도차

클레이튼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비교적 우호적인 상황이다. 대체로 현재 알려진 교환비인 1:148이 과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통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클레이튼 재단 역시 통합을 위한 거버넌스 투표 통과와 향후 운영을 위해 거버넌스카운슬(GC)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클레이튼 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이번 생태계 통합과 관련해 거버넌스카운슬과 면밀히 소통 중에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 추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제공해 최대한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돕고 있다”면서 “이러한 준비 및 소통을 통해 아시아 지역 대표 메인넷으로서 자리매김 및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에 한 단계 다가가려 마련된 이번 프로젝트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재단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핀시아 커뮤니티에선 반대의견이 강하다. 가상자산공개(ICO)를 하지 않고, 제로리저브 등의 정책을 펼치던 핀시아와 클레이튼의 정책 사이 간극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시가총액 역시 클레이튼은 총발행량 기준 1조7000억 원이 넘지만 핀시아는 2800억 원 수준이라 핀시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높은 시총은 가격 상승의 걸림돌로 인식되는 만큼, 갑작스러운 시총 상승은 핀시아 투자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교환비대로라면 통합 거버넌스 구성이 핀시아 20%, 클레이튼 65%의 투표권을 갖게 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웹3 커뮤니티 특성상 여러 결정을 거버넌스 투표로 진행하게 되는데, 현재대로라면 사실상 기존 클레이튼 GC들의 목소리가 거버넌스에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클레이튼이 갖고 있는 사법 리스크를 지적하는 홀더들도 많았다.

▲핀시아 메인넷 벨리데이터 현황을 보면 버그홀과 굳갱랩스의 투표권은 47%를 넘어선다. (출처=라인 블록체인 스캔)

이 때문에 핀시아 메인넷에서 가장 큰 보팅파워(투표권)를 가진 버그홀(30.15%)과 굳갱랩스(17.18%)가 반대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거버넌스 투표는 최소 33%의 투표율에, 과반 이상의 찬반을 통해 안건을 결정한다. 또한 코스모스 체인의 거버넌스 투표의 경우 ‘강한반대(NoWithVETO)’라는 옵션이 존재해, 강한반대가 33% 이상 나오면 해당 안건은 무조건 부결된다. 버그홀과 굳갱랩스 두 벨리데이터가 모두 강한반대에 투표할 경우, 나머지 벨리데이터의 투표와 상관없이 안건이 부결될 수 있는 것이다.

핀시아 홀더들은 반대 의견을 밝힌 두 벨리데이터에 스테이킹(위임)을 통해 힘을 실어주는 한편, 안건에 찬성할 것 같은 벨리데이터에 위임했던 물량을 언스테이킹하는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벨리데이터가 ‘반대’에 투표하더라도,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네오핀의 투표 결과에 따라 반대가 과반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네오핀 측은 18일 밤, 이번 통합 안건의 경우 기본적인 투표 방식이 아닌, 비율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공지를 내놨다. 커뮤니티 구성원의 투표 비율을 그대로 네오핀의 투표권 8.32%에 반영해 투표하겠다는 뜻이다.

통합 자체 부정적 의견도…“통합 후 구체적 계획 없어”

반면, 이번 통합 논의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인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통합 자체의 핵심이 거대 IT 계열사에서 출발한 두 코인이 한 몸이 된다는 정도일 뿐, 구체적인 통합 이후 서비스의 실체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클레이튼은 최근 오지스 해킹 등 이슈로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고, 핀시아 역시 성장에서 한계점을 노출하는 상황에서 반전을 위한 카드로 통합 이슈가 사용됐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통합 계획 발표 이후 가격이 즉각 반응하는 걸로 봐선,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코인 발행으로 이익을 보겠다는 전략 같다”면서 “기술적으로도 서로 다른 메인넷이 어떻게 통합될지도 잘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통합은 탈중앙화네트워크를 표방하던 두 재단의 최근 입장과도 모순되는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 재단은 19일 AMA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커뮤니티 설득에 들어간다. 실질적인 거버넌스 투표는 26일 시작해 다음 달 2일 종료될 예정이다. (출처=클레이튼 재단 블로그)

클레이튼-핀시아 재단, 19일 AMA서 생태계 참여자들 설득할 수 있을까?

김우석 라인넥스트 사업 이사는 이번 통합 건과 관련해 핀시아 커뮤니티에 “거버넌스 프로포절은 말 그대로 제안일 뿐”이라면서 “핀시아의 방침은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여러 의견을 조율해서 클레이튼과의 통합을 추진하되 거버넌스와 커뮤니티에서 반대로 결론이 나면 통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되면 클레이튼과 거대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빠르게 구성하고 아시아 No.1 블록체인으로 안착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면서도 “통합되지 않는다 해도 핀시아의 블록체인 사업 의지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고,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 논의는 양 재단이 이날 저녁 8시에 진행하는 AMA를 통해 홀더들 얼마나 찬성으로 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투표권을 가진 GC와 벨리데이터를 재단이 설득해 찬성으로 돌리는 방안도 있으나, 이들의 결정이 홀더들의 의견과 강하게 배치되는 경우 후폭풍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거버넌스 투표가 부결돼 통합이 무산될 경우, 오히려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통합 논의는 이날 AMA를 시작으로 26일 양측 거버넌스 투표 동시시작, 다음 달 2일 거버넌스 투표종료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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