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전자가 지난해 소형 가전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다각화에 안간힘을 썼지만,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종합가전기업 목표를 내세우고 있는 신일전자의 여름 가전 판매 비중은 더 확대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일전자는 최근 1년간 다양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히터와 에어서큘레이터, 선풍기, 이동형 에어콘 등 계절 가전을 비롯해 초경량 무선 청소기 및 스팀청소기, 가습기, 제습기, 안마매트, 에코프리매트 등이 쏟아졌다.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와 캠핑가전, 펫 가전 역시 판매 중이다. 제품 다각화로 포트폴리오를 키워 선풍기로 대표되는 계절가전 집중도를 낮추고, 이를 기반으로 종합가전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이다.
앞서 신일전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종합가전기업 도약을 선포했다. 실제 정윤석 대표는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총회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하고 있지만, 매출 증가와 수익성을 높이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계절가전 등 핵심 품목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신규 제품 개발로 종합가전 기업으로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절가전 매출 쏠림을 벗어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신일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1332억 원으로 이 중 신일전자의 대표 제품인 선풍기 전체 매출은 929억 원이다. 전체 매출의 69.8%를 차지한다. 이는 2022년 비중인 64.39%보다 더 높아진 수치로 집중도가 더 커졌음을 의미다. 이 기간 일반가전(음식물처리기, 가습기 등) 매출 비중은 16.13%에서 15.7%로 소폭 떨어졌다. 종합가전기업을 표방하는 신일전자로서는 경영 전략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계절가전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 또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이사가 줄어 가전 수요가 감소하고,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 등도 일반가전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형가전 제품의 경우 진입장벽 낮아 저가 경쟁이 심화하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다 신일이 선풍기 강자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고, 일반가전의 수요를 높일 만한 눈에 띄는 제품이 없는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신일전자는 올해 역시 종합가전기업 도약을 경영 전략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글로벌 경기 예측이 어렵고, 길어지는 고금리에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큰 만큼 사업 다각화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매출 개선을 추진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구매 수요를 온라인까지 끌어와 실적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가전 양판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판매는 물론 홈쇼핑과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판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