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세계 최초 말라리아 백신 집단 접종 시작

▲카메룬 두알라에서 22일(현지시간) 간호사가 아기에게 말라리아 백신을 접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두알라(카메룬)/EPA연합뉴스

이번 접종은 유아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카메룬 정부는 카메룬에서 발병ㆍ사망률이 가장 높은 42개 지역 내 최대 생후 6개월의 모든 유아에게 ‘RTS,S’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기로 했다.

RTS,S 백신은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개발한 것으로, 총 4회 접종이 필수다. 6개월에 1차 접종한 유아는 2세가 될 때까지 나눠 접종하게 된다. 보건 당국은 빠른 접종을 위해 다른 백신과 동시 접종을 허용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선 매년 60만 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한다. 그중 5세 미만 어린이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카메룬에서도 매년 약 600만 건의 말라리아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의료 시설에서 4000명이 사망하고 있다. 사망자 대부분은 5세 미만이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하면 최소 36%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백신을 접종한 3명 중 1명 이상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유니세프가 케냐, 가나, 말라위에서 접종 캠페인을 벌인 결과 어린이 사망률이 13% 낮아진 것으로도 나타났다.

다른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대량 접종이 문제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관해 카메룬 말라리아 전문가인 알프레드 음바참 박사는 “사람들은 우리가 실험 대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과학자로서 대중에게 백신이 가진 이점에 대해 교육해 이들의 두려움을 진정시키도록 훨씬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레 에코토 백신 접종 담당관 역시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무료”라며 “당국은 자녀에게 접종시킬 어머니들을 안심시키는 중”이라고 밝혔다.

카메룬 외에 부르키나파소와 라이베리아, 니제르 등 20개국도 올해 대량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백신 동맹 ‘가비’가 올해 할당할 수 있는 물량은 1800만 개 정도라 모든 국가에 시행하기엔 모자란 상황이다. BBC는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두 번째 백신인 R21가 출시되면 현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