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3일(현지시간)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각본상 후보로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셀린 송 감독을 각각 지명했다.
한국계 또는 한국인 감독의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 건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 한국계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이후 3번째다. 또 장편 데뷔작으로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로 모두 지명된 네 번째 주인공이자,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다.
셀린 송 감독은 미국 매체 데드라인과 인터뷰에서 “정말 놀랍고 영광스럽다”라며 “첫 영화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건 가장 멋진 일인 것 같다”라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영화의 일부가 되어준 모든 사람,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해 저와 이야기를 나눈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와 해성(유태오 분)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 배우 유태오와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촬영됐으며 대사 대부분이 한국어다.
앞서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작품상 포함 5개 부문 노미네이트돼 주목받았으나 수상이 불발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에서 △‘아메리칸 픽션’(감독 코드 제퍼슨) △‘추락의 해부’(감독 쥐스틴 트리에) △‘바비’(감독 그레타 거윅) △‘바튼 아카데미’(감독 알렉산더 페인) △‘플라워 킬링 문’(감독 마틴 스콜세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감독 브래들리 쿠퍼) △‘오펜하이머’(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가여운 것들’(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존 오브 인터레스트’(감독 조나단 글레이저) 등 쟁쟁한 작품들과 경합한다.
각본상 부문에는 셀린 송 감독을 비롯해 △쥐스틴 트리에, 아르튀르 아라리(‘추락의 해부’) △데이비드 헤밍슨(‘바튼 아카데미’) △브래들리 쿠퍼, 조쉬 싱어(‘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새미 버치, 알렉스 메카닉(‘메이 디셈버’) 등과 트로피를 놓고 경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