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과 유해진의 첫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도그데이즈'가 24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도그데이즈'라는 이름의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인간과 강아지의 교감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국제시장', '해운대' 등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이 실질적 수장으로 있는 JK필름이 제작에 참여했다. 윤 감독의 조연출 출신인 김덕민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영화의 키워드는 관계와 성장"이라며 "일상의 관계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인간과 강아지의 교감을 통해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민서(윤여정 분)는 세계적 건축가지만, 반려견 완다와 노는 게 유일한 낙인 외로운 노인이다. 남편과는 사별했고, 아들은 뉴질랜드에 있다. 민상(유해진)은 자신의 건물 1층에 세 들어 있는 동물병원 '도그데이즈'의 원장 진영(김서형)과 '개똥' 문제로 늘 다툰다.
여느 날처럼 민상은 도그데이즈에서 '개혐오' 발언을 하는데, 완다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한 민서와 우연히 만난다. 민서는 "살아있는 건 귀한 것"이라는 일침을 날리고, 리조트 사업을 추진 중인 민상에게 "부자들의 리조트를 만들 게 아니라 반려견 리조트를 만드는 게 낫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뜬다. 민상은 민서의 도움을 얻기 위해 '애견인'으로 거듭난다.
다음달 7일 개봉하는 '도그데이즈'는 윤여정과 유해진의 첫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유해진은 이날 "상대역에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근데 윤 선생님을 촬영장에서 만나는 날 진짜로 긴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여정의 연기에 대해서는 "감히 제가 평가하긴 그렇지만 '어쩜 저렇게 담백하게 전달할까' 싶었다"라며 "전달하는 것도 참 어른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존경을 표했다.
윤여정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배역 이름이 윤여정이었다"라며 "지금 생각해보면 나한테 (이 역할을) 하라는 강요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나한테 출연하라고 강요하려 했을 테니 실제 내 성격과 더 비슷하게 대본을 썼겠지 않나"라며 "내가 생각해도 나와 비슷한 성격 같아서 연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는 우연히 길에 쓰러진 민서를 구하는 MZ 라이더 진우(탕준상 분)가 등장한다. 극 중에서 민서와 진우는 가치관의 충돌로 인해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관계로 거듭난다. 윤여정은 자신과 호흡을 맞춘 배우 탕준상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윤여정은 "늘 현장에 나가면 젊은 배우들에게 물어본다. '어머니 몇 세이시니?'라고 묻는다. 아버지가 75년생이라고 하더라. 내 아들이 75년생"이라며 "이렇게 어린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게 처음이다. 손주뻘인 배우였다. 나에겐 정말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탕준상은 "연기하면서도 윤여정 선생님과 청년인 탕준상이 연기한다는 느낌으로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사를 준상이로서 받아들이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는 이 외에도 정성화, 김윤진, 이현우, 다니엘 헤니 등 여러 배우들이 등장한다. 김 감독은 "인물별로 플롯을 구성하고, 하나씩 엉키는 걸 풀어내는 데 많이 고민하고 고치곤 했다"면서 "모든 등장인물이 시작점과 끝점이 반 발짝 정도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그데이즈'는 우리 일상에서 펼쳐지는 유쾌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모두에게 모닥불 같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