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 제품 다양화·기술 우위로 대응…“정부 지원도 절실”

입력 2024-01-3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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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LFP 배터리·차세대 배터리 개발
‘한국판 IRA’ 등 정부 적극적 지원도 필요해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배터리 산업도 고민이 커졌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은 기존 주력 제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 외에 다양한 제품을 새로 개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간 CATL, 비야디(BYD) 중국 기업들은 NCM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공급해왔다. 그러나 전기차 성장세 둔화의 원인으로 높은 가격대가 지목되며 완성차 업체들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한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자 LFP 배터리 개발의 필요성이 커졌다.

테슬라는 ‘모델 Y’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췄다. 현대자동차그룹, BMW,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LFP 배터리를 적용한 신차를 출시했거나 출시할 계획이다. 배터리 기업이 고객사 수요에 맞춰 LFP 배터리로도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LFP 배터리 개발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 개발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배터리 관련 차별하된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사이온 파워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차세대 리튬메탈배터리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에 나섰다. 또한 2027년 리튬황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와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전담 조직인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2027년 상용화가 목표다.

SK온도 이달 초 미국 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 이전 협약을 맺었다. SK온은 2026년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개별 기업이 적극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미국, 일본, 중국 등이 자국에 전기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같은 과감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한국만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 배터리의 경우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사업은 당초 계획된 1987억3000만 원에서 1172억9000만 원으로 규모가 줄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원이 시급한 시점에 오히려 지원이 줄어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미국, 일본 등이 자국 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펴고 있고, 중국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더욱 과감한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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