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고법 제7행정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는 "공정위가 쿠팡에게 한 각 시정 명령과 통지 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한다"며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소송 비용은 공정위가 모두 부담하게 됐다.
서울고법은 “쿠팡은 (LG생활건강 등) 8개 독과점 제조업체들과의 거래에서 높은 납품가격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납품가격이 너무 높아 매입과 판매를 하면 할수록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은 쿠팡이 이들 제조업체에 대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지니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5월 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쿠팡이 유통사라는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경쟁 온라인몰의 판매 가격을 인상하도록 강요하고,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었다는 이유에서다.
조사에 착수한 공정위는 쿠팡이 2017년 초부터 2020년 9월까지 LG생활건강 등 납품업체를 상대로 △타 경쟁 플랫폼 판매가 인상 △손실 보전용 광고 △판촉 행사비용 전가 등을 요구해 공정거래법ㆍ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2021년 8월 쿠팡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32억9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쿠팡이 '재벌 대기업의 제조사가 쿠팡 같은 신유통채널을 견제하기 위해 공급가를 차별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며 2022년 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관련 문제의 발단은 LG생활건강이 쿠팡에게 비싼 공급가를 책정하면서 불거진 것이라는 취지다.
이날 시정 명령과 과징금을 모두 취소하라는 내용의 선고 직후 쿠팡은 “빠르게 뒤바뀌는 유통시장 환경에서 이번 법원 판단이 유통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