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7~10년 사이 '1조' 달러 성장
2025년까지 약 '6억 유로' 투자, 전략은 '현지화'
독일 반도체 기업 머크가 국내에서의 투자를 지속해 나간다. 특히 머크의 주요 경영진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과 직접 회동한 바 있어 향후 삼성전자와의 협업도 기대된다.
독일 머크는 2일 서울 강남구 신라스테이 삼성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는 “한국은 반박할 수 없는 메모리 최강국이다. 머크에서도 한국 시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연구시설과 생산시설 설립 등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크는 향후 인공지능(AI) 시장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반도체 사업에 더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아난드 남비어 머크 부사장은 “AI 기술 발전으로 반도체 시장이 향후 7~10년 사이에 1조 달러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 발전으로 인해 앞으로 새로운 생산 프로세스와 소재, 물질 등이 필요할 것이다. 고객사들과 협의해서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의 협업 강화도 전망된다. 남비어 부사장은 지난달 CES 2024에서 경 사장과 직접 만나 사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남비어 부사장은 “당시 경 사장과 AI 덕분에 반도체 기업과 소재 기업에 어떤 공통 기회가 생기는가에 대해 말했다”며 “AI 어플리케이션이 향후 10년간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에 투자하고 최상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는 고객사 뒤에 있는 회사다. 서포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21년 머크는 2025년까지 한국에 6억 유로(약 86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초에는 국내 박막소재사 엠케미컬을 인수했다. 이외에도 평택, 안산 등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연구소와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시설을 늘려왔다.
머크의 투자 전략은 ‘현지화’(localization)로 통한다. 현지 고객사들을 위해 공장 건설(Projects), 수송(Delivery), 유지·보수(Service) 등 토탈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향후 한국에서의 추가 투자 역시 이러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래 성장 동력 기술로 꼽히는 DSA(유도자기조립) 기술 역시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머크는 수년에 걸쳐서 DSA를 개발해오고 있다.
남비어 부사장은 “DSA는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단계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며 “DSA를 통해 EUV 단계에서 두 공정 단계를 줄일 수 있다. 초창기지만, 유수의 고객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