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야, 화장품회사야?…K뷰티에 힘주는 제약·바이오

입력 2024-02-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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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고품질·신뢰도 3박자 갖춰 두각…해외 시장 진출 잰걸음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뷰티·코스메틱 사업을 강화하며 영토 확장에 나섰다. 기업들은 의약품 개발과 제조 노하우를 활용해 화장품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글로벌 인허가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 HK이노엔, 휴젤 등이 고품질을 내세운 자체 화장품 브랜드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화려한 색조 화장품이 아닌, 피부 보습과 재생에 목적을 둔 기능성 제품에 중점을 두는 것이 이들 브랜드의 전략이다.

메디톡스는 최근 자체 개발 화장품 브랜드 ‘뉴라덤(NEURADERM)’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의 대규모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쿠텐 이치바’에 △뉴라덤 코어타임 앰플 △뉴로락토 라인 3종 △뉴로데일리 라인 4종 △크림MD △마스크팩 등을 입점시켰다.

메디톡스는 본업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필러 연구에서 확보한 신경과학, 피부과학 분야 기술로 핵심 원료 ‘엠바이옴’을 활용해 뉴라덤을 론칭했다. 현재 일본 이외에도 ‘아마존’과 ‘쇼피(Shopee)’ 등 글로벌 유통채널을 통해 시장을 확대 중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일본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해외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최근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하면서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데, 법인이 출범하면 화장품도 순차적으로 진출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젤의 화장품 브랜드 ‘웰라쥬(WELLAGE)’는 지난해 화해, 올리브영, 코리아 유튜버스 어워즈 등 각종 시상식에서 5관왕을 기록했다. 웰라쥬는 고순도 히알루론산 성분이 함유된 ‘리얼 히알루로닉’ 시리즈를 대표 제품으로 내세운다. 히알루론산은 본업인 필러 사업에서 전문성을 쌓은 원료다. 휴젤은 히알루론산 필러 ‘더채움’을 총 38개국에서 판매하고 있고, 중국에선 화장품·필러·보톡스 시장에 모두 진출했다.

휴젤 관계자는 “히알루론산은 의약품 정제 과정에 준하는 수준의 공정으로 생산해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HK이노엔도 최근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비원츠’를 일본 잡화점 로프트(LOFT)의 오프라인 매장 50곳에 입점시켰다. 비원츠는 2022년 오픈마켓 플랫폼 ‘큐텐재팬(Qoo10)’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아마존 입점에도 성공했다. 비원츠는 피부 건강 관리로 노화를 늦춘다는 의미의 ‘슬로에이징 스킨케어’를 표방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아 계속해서 해외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동남아시아, 유럽 등 대형 시장들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화장품 사에서 뛰어드는 이유는 의약품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과 역량을 응용할 수 있어서다. 의약품과 화장품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 대상이며, 제품 출시를 위해서 임상시험도 실시해야 한다.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로 동국제약이 꼽힌다. 동국제약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5156억 원 중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가 속한 ‘기타’ 품목의 비율이 26.99%에 달했다. 이는 동국제약의 본업인 정제(24.05%), 수액제(13.3%)보다 높은 수치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제약·바이오기업 관계자는 “미용은 건강이라는 분야의 하위 콘텐츠인 만큼, 연구개발 기술과 마케팅 역량을 쌓은 제약사들이 성과를 내기 유리한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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