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ㆍ콘텐츠ㆍ엔터프라이즈ㆍ교육 창업 많아
국내 스타트업 시장을 주도하는 20대 젊은 대표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기술은 인공지능(AI)으로 나타났다. 이어 콘텐츠와 엔터프라이즈, 교육 서비스 등의 창업이 많았다. 출신 학교로는 카이스트와 연세대, 서울대가 많아 창업 산실이 됐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지방 중에서는 대전광역시가 강세였다.
6일 벤처 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30세 미만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표 중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대표는 330명이다. 이들 중 59명의 대표가 AI 기술 기반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해 가장 관심이 컸다.
이들 중에서도 이세영 대표의 뤼튼테크놀로지스가 누적 188억 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챗GPT 열풍이 불기 이전부터 생성 AI 기술을 개발해 온 스타트업이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와 GPT-4, 자체 모델 등 초거대 생성 AI를 활용해 다양한 업무용 문서 초안을 작성해주는 ‘뤼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대표는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즉 ‘문과’ 출신으로 ‘글로 표현된’이라는 뜻의 뤼튼으로 사명을 만든 것도 흥미롭다.
AI에 이어 콘텐츠 분야(46명)와 엔터프라이즈(41명), 교육(29명) 서비스 및 제품을 개발 중인 대표가 많다. 이중 교육 분야에서는 2022년 100억 원 규모 계약을 통해 메가스터디교육에 피인수된 프리딕션의 이인섭, 송근일 대표가 눈에 띈다. 프리딕션은 중고등학교 대상 AI 내신 맞춤 교육 애플리케이션 ‘큐비’를 운영 중이다.
누적 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최민규 대표의 튜링은 AI를 학습에 접목한 서비스 ‘수학대왕’을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대구일과학고를 수석졸업하고 서울대 화학생물공학, 전기정보공학을 전공했다. 특목고 전문학원 ‘특자단’에서는 온ㆍ오프라인 매출 1위를 기록한 대표 강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의 주요 대학 캠퍼스 중에서는 카이스트와 연세대, 서울대가 창업 산실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누적 5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20대 대표 31명의 출신 학교로는 카이스트와 연세대가 각각 6명씩 가장 많았고 서울대(4명)와 고려대(2명)가 뒤를 이었다. 그 외에 다트머스대, 듀크대, 코넬대 등 해외 소재 대학교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기원 및 포스텍, 한양대 의대(각 1명씩) 등 이른바 ‘명문’으로 분류된 대학 출신 대표들이 다수였다.
이를 반영하듯 젊은 대표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330명의 20대 대표 중 과반 이상이 서울(220명)과 경기도(29명)에 본사를 두고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 중 젊은 창업자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 중인 지역은 대전광역시로 19명의 대표가 본사를 두고 있다. 이 역시 카이스트 영향으로,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최종윤 앤트 대표, 임정혁 이너버즈 대표, 박지혁 와들 대표 등 12명의 대표가 카이스트 학부 혹은 대학원을 거쳐 갔다.
한편 330명의 대표 중 가장 많은 금액의 투자를 유치한 이는 레브잇의 강재윤 대표다. 누적 유치 금액이 853억 원에 달한다. 레브잇은 생필품이나 식품 등을 팀 단위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팀구매 커머스 플랫폼이다. 구매 인원을 모으기 위해 자연스럽게 바이럴을 발생시키는 구조와 기존의 검색 대신 데이터 기반 추천으로 사용자가 새로운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디스커버리 커머스 모델을 통해 출시 1년 9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700만 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