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통화 가치도 약세
금리인하 '3월 이후' 전망에 실망감 번져
뉴욕증시도 하락, 국채금리는 급등
카드빚 늘어가는 미국인들 경고음도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MSCI신흥국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0.5%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누적으로 3.93% 내렸다고 보도했다. MSCI신흥국통화지수 역시 이날 0.36% 하락했다. 낙폭은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장 컸다. 칠레 페소와 브라질 헤알이 미국 달러 대비 2022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손실을 주도했다.
신흥국 자산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일주일 새 두 번이나 3월 금리 인하설을 부인하자 약세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전날 미국 CBS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감이 커지고 있지만, 금리 인하 개시라는 매우 중요한 조치를 하기 전에 좀 더 자신감을 얻고 싶다”며 “위원들이 올해 금리 전망을 극적으로 수정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파월 의장 발언에 동조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그는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미국 경제가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에선 연준의 고금리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0.15%포인트(p) 상승한 4.17%까지 올랐다. 최근 2거래일간 상승 폭은 0.27%p에 달한다. 이는 연준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았던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크레디트사이츠의 자카리 그리피스 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과 카시카리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 모든 것은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낙관론이 너무 멀리 나간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카드빚에 허덕이는 미국인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연기가 미국 경제에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불안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미국인의 신용카드 부채는 1조5000억 달러(약 1989조 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내달 공개될 작년 4분기 데이터는 이보다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대부분과 집을 임대 중인 중산층이 상당 부분의 카드빚을 지고 있으며 특히 학자금 대출 상환 대상자의 경우 재정 건전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워런 콘펠드 수석 부회장은 “주택 가격과 주가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한 저소득층과 중산층 임차인 등 눈에 띄는 소비자 집단이 있다”며 “이들은 재정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카드 연체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